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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겨울'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인 '한겨울', '올겨울', '지난겨울', '첫겨울'을 알려드렸지요? 다들 앞에 다른 말이 있고 뒤에 '겨울'이 들어간 말들이었는데 '겨울'이 앞에 있고 뒤에 다른 말이 있는 말들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런 말들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것'이란 말을 아시나요? '겨울+00' 짜임으로 된 토박이말들(1)
▲ "겨울것"이란 말을 아시나요? "겨울+00" 짜임으로 된 토박이말들(1)
ⓒ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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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겨울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겨울철에 입는 옷'은 따로 '겨울옷'이라고 하는데 그 밖에도 겨울에 쓰는 모자, 장갑, 신 따위를 싸잡아 가리킬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안 쓰다 보니 처음 듣는 분들이 많지 싶은데 아직 '겨울것' 안 챙기신 분들은 올겨울에 쓸 '겨울것'들 챙기시며 써 보시기 바랍니다.

올겨울 '겨울것'이라는 말을 자주 보고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서 나들이를 갈 때 입는 옷과 신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나들잇벌'이라는 말을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이 말과 비슷하게 철에 따라 입는 옷과 신는 신을 달리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겨울에 입는 옷과 신을 아울러'겨울벌'이라는 말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 안 써서 그런지 우리가 셈틀(컴퓨터)로 글을 쓸 때 많이 쓰는 한글 풀그림(프로그램)에서 '겨울것'을 치면 '겨울 것'으로 절로 띄우고 다시 붙이고 나면 아래에 붉은 금이 나오더라구요. 이런 것은 만든 곳에서 얼른 바로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겨울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겨울을 남'이라는 뜻이죠. '나다'라는 움직씨 동사에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그 가운데 '철이나 기간을 보내다'는 뜻이 있지요. 그래서 이 말에 들어 있는 '겨울'과 맞서는 철인 '여름'이 들어간 '여름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도 '여름을 남'이라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나머지 철 이름인 봄과 가을에도 '봄나기', '가을나기'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답니다.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 열린 말집인 개방형 사전 『우리말샘』에는 쓴 보기와 함께 올라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얼른 바로 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의 짜임을 더 탄탄하게 한다는 쪽에서 봐도 말집에 올리는 것이 맞고 나날살이에서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쪽에서 봐도 다고 그렇습니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라는 노래 아시죠? 요즘 아이들도 배우는 노래니까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노래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 이름을 '겨울 나무'라고 띄어 써 놓은 곳이 많답니다. 그것은 '겨울나무'가 '낱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하지만 '겨울나무'는 '겨울이 되어 잎이 시들어 떨어져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우리말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고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또 이런 것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우리말을 더욱 넉넉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제가 앞에서 '겨울나기', '여름나기'가 말집 사전에 있으니 '봄나기', '가을나기'라는 말도 쓰는 사람이 있는 만큼 말집 사전에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그것처럼 '겨울나무'라는 말이 있고 그런 뜻이라면 '봄나무', '여름나무', '가을나무'라는 말도 얼마든지 만들어 쓸 만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하면 우리말이 더 넉넉해지니까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겨울나무'가 '겨울이 되어 잎이 시들어 떨어져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를 가리키니까 '봄나무'는 '봄이 되어 이제 막 여린 잎이 나온 나무'를 가리키는 말로 쓰면 될 것이고, '여름나무'는 '여름이 되어 잎이 우거져 갈맷빛으로 된 나무'를 '가을나무'는 '가을이 되어 잎이 울긋불긋 물이 든 나무'를 가리키는 말로 쓸 수 있겠다는 것이지요.

'봄나무'라는 말은 말집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그 뜻이 '봄에 하는 땔나무'라는 뜻이랍니다. 옛날에는 '땔나무'를 겨울에 많이 해서 갈무리를 해 놓았다가 쓰곤 했는데 봄에도 있어야 하니까 이런 말을 썼나 봅니다.

그런데 북쪽에서는 '봄철에 심는 나무'라는 뜻으로 쓴다고 하니 많이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겨울나무'라는 말의 뜻을 놓고 보면 '봄나무'도 얼마든지 쓸 일이 많을 말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봄나무, 여름나무, 가을나무 라는 말을 널리 알려 주시고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우리가 있던 말도 제대로 알고 쓰는 일에 마음을 써야 하겠지만 이렇게 있던 말을 바탕으로 새로운 말을 우리말답게 만드는 일에도 함께 힘과 슬기를 모을 때 우리말이 더욱 가멸게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일보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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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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