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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철 민정비서관(오른쪽, 자료사진).
 이광철 민정비서관(오른쪽,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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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달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과 경찰청법, 국가정보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논의된 지 30여 년 시간이 흐르고서야 이뤄낸 성취"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특별히 고 백재영 검찰 수사관을 언급했다.  

'권력기관 개혁 주무비서관'이기도 한 이광철 비서관은 13일 국회에서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금지와 대공수사권 폐지 등이 포함된 국정원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짧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7개월, 길게는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국정원 개혁, 자치경찰제가 논의된 지 30여 년이 흐르고서야 이뤄낸 성취다"라고 소회를 밝혔다(관련기사: 아슬아슬한 필리버스터 종료... 국정원법 개정안은 통과).

이 비서관은 "여기에 이르기까지 곡절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많은 분들의 고통과 희생이 뒤따랐다"라며 "조국 전 민정수석과 그 가족분들이 겪은 멸문지화 수준의 고통을 특별히 기록해둔다"라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했다.

"고 백재영 수사관의 영정 앞에, 권력기관 개혁의 성과들을 바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공수처법)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공수처법)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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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비서관은 '고 백재영 검찰 수사관'을 지목하며 그의 죽음이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다고 적었다.

백재영 수사관은 이 비서관의 전임자인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함께 근무했던 행정관으로, 2019년 12월 1일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비위 혐의를 수사한 일과 관련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당시에 받고 있었다. 

당시 청와대에서 경찰청에 이첩한 김기현 전 시장 주변 비위 첩보가 울산지방경찰청으로 하달돼 수사가 이루어졌고, 백 수사관 등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울산으로 내려가 수사상황을 챙겼다는 것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의 요지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불구속기소 돼 법원으로 넘어갔지만 11개월이 지나도록 재판은 진행되지 않고 있고, 공소 유지 자체가 불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청와대의 선거 개입'이라는 프레임으로 수사를 진행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압박했다고도 본다. 이광철 비서관은 지난 1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비서관은 "다른 분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으나, 저 또한 여러 번 언론에 이름이 거론됐고, 피의자 신분은 지금도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것은 고 백재영 수사관의 비극적 죽음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이 비서관은 "2019년 11월 22일 조사를 받기 위해 울산지검으로 내려간 이후 12월 1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열흘 동안, 그가 어떤 상황에 내몰렸고 어떤 심리적 상태에 있었을지 천천히 가늠해 보았다"라며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분노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그의 죽음과 제 피의자 신분 등 여러 일들이, 이 정부가 검찰 등 권력 기관개혁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고인을 추모하고 그의 영정 앞에 이 성과들을 바친다"라고 백 수사관을 추모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법 표결을 시작하자, 이에 반대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법 표결을 시작하자, 이에 반대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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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비서관은 "이제 입법으로 통과된 제도가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이번에 이뤄낸 한걸음의 진보가 또 다른 한걸음의 진보의 굳건한 터전이 되도록, 다시 비서로서 이 책무의 이행에 최선을 다해 대통령님을 보좌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였던 이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지난 2018년 8월 민정비서관으로 승진했다.

[관련 기사]
이광철 비서관 "곽상도 의원, 고인 비극적 선택 정치적 악용" http://omn.kr/1lt7c
김광진·정동일 '외부발탁', 이광철·유대영 '내부승진' http://omn.kr/1kkyu

태그:#이광철, #백재영, #권력기관 개혁 3법,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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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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