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특수고용노동자도 노동자인데 (회사는) 보험설계사들을 '자영업자', '사장님'이라 부릅니다. 회사는 특고에게 노조할 권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미 지난해 보험설계사지부에 노조설립신고증을 발부했습니다. 정부가 노조를 인정한 것입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개최한 집회에서 나온 말이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한화생명은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보험상품의 제조, 판매를 분리하면서 자회사를 출범시키려 한다"며 "이제 비로소 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답게 살겠다는 이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회사는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정부가 인정한 노조를 한화생명과 한화그룹은 반대할 수 있는가"라며 "회사는 이제라도 각성하고 당당하게 나와 교섭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은 보험상품의 제조·판매 분리를 추진하면서 자회사형 GA(보험대리점) 전환을 진행 중인 가운데 다음달 1일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 노동자들은 회사의 일방적 보험판매 수수료 삭감, GA로의 이동 강제 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월 21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63빌딩 앞 수백명의 설계사들이 모였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이어 노조는 이날 대규모 집회를 통해 한화생명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을 원상 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자회사형 GA의 영업규정, 수수료 규정 등 설계사들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서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 쪽은 이번 집회에 300~500여명의 설계사 노동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간 넘게 진행된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수십 명의 경찰들이 배치됐다.

노조는 회사가 수조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해마다 대주주를 위한 배당잔치를 하면서도 보험설계사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0년 한화생명 순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지난달 회사는 225억원의 배당금을 확정했다. 또한 2019년 기준 3조원에 가까운 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다. 

김준희 한화생명지회장은 "한화생명에서 10년 동안 고객들을 위해 날을 새면서 보험상품을 열심히 연구했고, 열심히 일했다"며 "가끔은 고객들에게 욕을 들으면서도 회사를 대신해 죄송하다 굽신거리고 고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보험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는 제가 밤새 연구해 보험을 제대로 가르쳐주곤 했다"며 "정말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목숨 걸고 일했지만 회사는 설계사들 기만하고, 수수료를 깎고, 이제는 노조활동도 방해하고 있다"며 "21세기에 이런 곳이 또 어디에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설계사 강제 이동하면 제재 받을 수도"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집회를 열고 보험설계사의 자회사 강제 이동을 규탄하고 있다.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김 지회장은 "회사가 2개월, 3개월, 6개월이 걸리더라도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히 응한다면 이를 이후 소급 적용하면 된다"며 "회사가 법적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설계사들을 자회사로 이동한다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지금처럼 설계사들을 괴롭힌다면 설계사들도 (다른 회사로) 이탈하고, 지점장들도 이탈하게 될 것"이라며 "하루 빨리 사업장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수수료를 삭감한 사실은 없다"며 "금융당국에서 수수료를 보험료의 1200% 이상으로 책정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두고 삭감 주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촉 사인을 강제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설계사들과는 매년 새 계약을 맺어오고 있어 올해도 동일하게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한화생명 내 3개 노조가 있는데 이들의 대표가 확정되면 교섭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며 "각 노조별로 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현행법상 어렵기 때문에 설계사 노조와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한화생명, #보험설계사, #설계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