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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일 부산을 찾아 박형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의 정책협약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양경수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일 부산을 찾아 박형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의 정책협약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양경수 위원장.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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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엘시티(LCT)·불법사찰'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정치권이 아닌 부산 민주시민사회 원로와 부산을 방문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했다. 원로들은 '후보 불가론'을 주장했고, 양경수 위원장은 "박형준 사퇴"를 촉구했다.

부산 시민사회원로 "깨끗한 부산시장 원한다"

"우리는 공정하고 깨끗한 부산시장을 원합니다." 30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앞 계단에 시민사회 민주화 운동을 해온 시민사회 원로들의 현수막이 펼쳐졌다. 배다지 민족광장 상임의장,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 부산NCC 방영식 목사 등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펼쳐온 원로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곁에는 현재 시민사회단체 활동 중인 이지후 죽비봉사단 대표 등도 함께 자리했다.

준비한 성명을 통해 이들은 사실상 '박형준 불가론'을 역설했다. 특정 후보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모든 주장이 박 후보를 향했다. 불가론으로 소개된 세 가지 이유 중 첫 번째는 "개인 가정사와 관련해 구설에 올라 공분을 일으킨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이미 자격미달"이라는 주장이었다. 두 번째로는 엘시티 보유 논란 등을 언급하며 "시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주는 온갖 특혜·불법·탈법 의혹 후보는 곤란하다"고 했다. 그리고 "국가공권력을 남용하고, 악용해 불법사찰을 하고, 불이익을 준 후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세 번째 주장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원로들은 "정파를 초월해 누가 진정으로 부산 발전을 담보·책임질 수 있을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마지막 호소로 내세웠다. 이들은 "부산시장 후보 중에 이러한 조건에 하나라도 저촉이 된다면 본인 자신의 부족함과 책임감을 통감하고,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성명 동참 명단에는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의 이사장인 송기인 신부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일정 관계로 이날 행사에 송 신부가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배다지 민족광장 상임의장,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 부산NCC 방영식 목사 등 부산지역 민주시민사회원로 등 30여 명이 부산시의회 앞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배다지 민족광장 상임의장,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 부산NCC 방영식 목사 등 부산지역 민주시민사회원로 등 30여 명이 부산시의회 앞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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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해야 합니다." 오후 1시 30분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부산시의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 지지후보 지원과 부산지역 현안 사업장 방문차 부산을 찾았다. 그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와의 정책협약식 자리에서 박형준 후보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불법사찰 행위 처벌부터"

양경수 위원장은 "부산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사람은 과거 청와대에 있을 때 국정원의 노조 사찰과 민주노총 무력화 보고를 받은 사람"이라며 "노조의 가치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청와대에서 훼손한 사람이 부산 시민을 대표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24일 MBC의 <박형준 정무수석 때도 국정원 사찰 문건 14건 보고> 기사에 근거한 것이다.

MBC는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던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다수의 사찰성 문건을 보고받은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발레오 노조 투쟁, 철도파업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노조를 와해하고, 철도노조 파업 재개 기도에 엄정 대응한다는 내용으로 배포처에 박형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포함되어 있다는 보도였다.

사찰 문건 내용을 확인한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당연히 후보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 불법행위가 있다면 처벌부터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박형준 후보 사퇴를 거론한 것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처음이다.

하지만 박형준 후보 측은 "모두 근거없는 네거티브 공세"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입시비리 의혹 등을 언급한 민주당 의원과 경향신문 등에 대해서는 5억 원 민사소송까지 제기했고, 박 후보의 배우자를 '투기꾼' 등으로 지칭한 안민석 의원을 상대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장을 냈다. 불법사찰에 대해서도 거듭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이러한 기조는 현장 유세에서도 이어진다. 박 후보는 지난 28일 동래구·연제구 합동유세를 통해 "온갖 사생활을 파헤치고, 드론까지 띄워서 사생활을 침해하고, 입만 열면 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동안 헛되게 살지 않았고 불법비리, 특혜를 가까이하면서 산 적이 없다"고 했다.   

태그:#양경수 위원장, #부산민주 원로, #박형준 후보,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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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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