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에서 출가한 수행자로서 현재는 충북 청주에서 한국의 대중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바른 명상법을 통해 많은 이들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편집자말]
 
명상 수행자는 인내심과 끈기부터 배워야 합니다.
▲ 현안 스님 명상 수행자는 인내심과 끈기부터 배워야 합니다.
ⓒ 현안스님

관련사진보기

 
명상 수행자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 자질은 인내심, 끈기 그리고 탐욕스럽지 않은 마음입니다. 옛 도덕 시간에나 나올 고리타분한 이야기인가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자세, 어떤 방법으로든 명상을 시작하면 급박하고 거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른 기반이 없는 명상은 기쁨만 잠시, 정체기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렵고 부자연스러운 결가부좌가 좋습니다. 가부좌로 앉자마자 먼저 인내심의 테스트를 치를 것입니다. 그래서 다리와 허리의 통증을 끈기를 갖고 견뎌야만 하는데, 많은 분이 여기서 포기합니다.
 
"처음부터 결가부좌로 수련하면 단단한 기반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 기반을 갖고 명상을 하면 더 빨리 진전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인내를 인욕(忍辱)이라고 부릅니다. 인욕은 문자 그대로 욕보이는 것을 참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는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는 능력이고, 견딜 수 없어도 기꺼이 더 많이 견디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인욕을 완전히 통달해야만 선(禪) 수행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뭔가를 해야만 개발되지, 그냥 말로만 해서 되지 않습니다. 예로 숙련된 명상 수행자는 추위도 더위도 참아야 합니다.

피곤할 때 휴식을 취하거나 편하고 싶은 유혹도 떨쳐내야 합니다. 퇴근 후 참선하기로 했다면, 아무리 길고 지친 하루를 보냈어도 원래 약속된 스케줄을 따라서 해야 합니다. 사실 고단할 때 참선하면 훨씬 더 쉽게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갈증과 배고픔도 견뎌야 합니다. 전문 수행자들은 집중 수행기간 동안 단식도 하는데, 이 방법은 잘 쓰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출가 전 저는 영화 스님이 시키는 건 뭐든 기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다리 아픔을 참고, 단식도 하고, 다른 이들이 힘들게 하거나 오해를 해도 최선을 다해서 참았습니다. 출가 후 스승님은 날 야단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건 다 기쁘게 참을 의지가 있었지만 스승이 꾸짖으면 속상하고 억울한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더 깊숙이 있었던 분노,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제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행의 단계가 올라가면, 참을성도 커져서, 9정까지 도달하면 '무생법인(無生法忍, patience with the non-production of dharmas)'이라 부릅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한 생각도 올라오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언쟁이 완전히 없어야만 옵니다.

인내심을 키우면 점점 강해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첫째 성격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악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분노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며 현명한 자는 힘을 쓰지 않고 아낍니다. 

힘, 즉 강함이란 "매를 더 많이 맞을 수 있는" 수행자의 능력입니다. 그건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감정적인 아픔과 괴로움을 참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슬픔, 손실, 수치심 외 여러 마음의 아픈 상태도 포함합니다.

이 방법이 극단적이고 비논리적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행을 견디고 집착을 떨어뜨리면 더 강해질 수 있고, 여러분도 진전하면서 겪게 되면 자연스레 동의할 것입니다. 
 
"견디면 견딜수록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 공격에 대한 면역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그렇게 하면 해롭기만 하고 건전하지 못합니다. 아동학대는 단순히 언어로만 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참고 참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그때 거절하세요. 그렇게 우리 자신의 한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웃음거리가 되거나 질책을 당하면서 이를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는 건 쉽지 않습니다. 멈추고 싶은 욕망이 바로 우리의 한계입니다. 어떤 일에 겁난다면 그건 바로 우리의 약점입니다. 그때 인내심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강한 자는 고난을 결코 복수하려 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증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일이든 견딜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내를 시험하는 자에게 고마워하십시오. 모욕하고 공격하는 자를 견딜 수 있다면, 그 단순한 행위에서 더 강해질 수 있답니다. 진정한 천하무적이 될 때까지 계속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명상하다 생긴 의문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세요. 대답해드릴 수 있는 질문이라면 다음 기사에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그:#인욕, #바라밀, #인내, #참을성, #명상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