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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리 언더 컨트롤>에 등장한 타이슨 벨 박사
 <토탈리 언더 컨트롤>에 등장한 타이슨 벨 박사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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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훨씬 잘 대처했어요. 진단 검사 보급부터 시작해서 초기에 제일 부러웠던 건 그렇게 많은 사람을 빠른 시간 안에 검사했던 거예요."  - 버지니아 대학 의료센터 집중치료실 책임자 타이슨 벨 박사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알렉스 기브니 감독의 다큐멘터리 <토탈리 언더 컨트롤>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과정과 이유를 다루고 있다. 과학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경제가 무너졌는지 파헤치고 있다. 이 영화에서 한국은 미국과 대비되는 '모범사례'로 대비된다. 영화에서 타이슨벨 박사는 미국이 '진단 키트' 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때, 이미 이를 대량생산해서 진단 검사를 하고 있었던 한국이 부러웠다고 고백한다.

<토탈리 언더 컨트롤>은 미국에서 검사가 멈춰있을 동안 한국 정부는 이미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전국 통합 검사 및 추적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강조한다. 신천지 발 대구에서의 1차 대유행 당시, 한국은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고 드라이브 스루와 특수 부스에서의 검사로 공중보건 종사자를 보호하면서 검사량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 나온다. 반면 그 당시 미국은 사실상 '손 놓고' 있었던 것이 대조를 이룬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이룬 성과 덕분에 미국 국민의 감염 확률은 여전히 매우 낮습니다. 확진자가 15명이 나왔는데 이정도면 며칠 이내로 0명에 가까워질겁니다. 우리는 잘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아니에요."

마이클 시어 뉴욕타임스 기자는 <토탈리 언더 컨트롤>에서 2020년 1월 27일, 서울역 회의실의 풍경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역 회의실에서 정은경 질병본부장이 20개가 넘는 제약회사 대표자들에게 한 당시 발언을 아래와 같이 인용했다.

"당장 검사기를 생산해 주세요. 승인 절차 같은건 신경쓰지 마시고요. 바로 그걸로 검사를 시작하세요. 그 검사가 확실한지는 우리가 다시 확인할게요. 여러분이 현장에 일하는 동안 그건 우리가 할게요."

메르스를 겪은 한국 정부가 진단키트의 신속 보급을 가능케하기 위해 만든 '긴급 사용 승인제도'를 활용해, 확진자가 네 명일때부터 대응에 나선 것이 K-방역의 시작이 됐다고 진단한 것이다.

여기에 강력한 수준의 역학조사가 더해졌다. 영화에서 빅토리아 킴 LA타임즈 서울 특파원은 "2016년 통과된 법(감염법예방법)에 따라 역학조사자들이 다량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모두 전염병 통제라는 명분으로요. 덕분에 관계당국에서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죠"라고 말한다. 그는 휴대폰 기지국 정보, CCTV 영상, 신용카드 이용 정보 등을 방역당국이 확보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추적과 감시가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무대응' 트럼프 정부의 방역과, '선제적 대응' 문재인 정부 방역의 대비는 극적으로 나타난다. 영화는 "(미국의) 여름 내내 1일 사망자수는 약 100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매주 911테러가 두 번 발생한 셈이다. 한국은 전국적 봉쇄조치가 없었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가 500명 이하였다"라고 설명한다.

빅토리아 킴 특파원은 영화 속에서 코로나19 이후에 미국에 대한 국제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요. 한국 사람들도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미국에 대해 특정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국가가 어떻게 작용해야 하고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적인 지표로 보죠. 그런데 이제는 불신이 생겨버렸어요."

홍정욱 전 의원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
 
홍정욱 전 의원이 5일 올린 페이스북 글
 홍정욱 전 의원이 5일 올린 페이스북 글
ⓒ 홍정욱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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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3459만 명, 사망자는 62만 1355명이다. 한국의 확진자는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1541명, 사망자는 2032명이다. 인구는 6배가량 차이가 나는데, 사망자 숫자는 3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명백한 미국의 방역 실패, 동시에 한국의 방역 성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홍정욱 전 의원에게는 이러한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일까? 홍 전의원은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욕 통관에 5분도 안걸렸고 마스크 착용은 대부분 선택이었다"라며 미국 정부를 칭찬했다. 반면 한국 정부의 방역 시스템에 대해선 "실익없는 통제 대신 전국민 백신 접종에서 전념해주길"이라는 말과 함께 '#코로나 전체주의'라는 태그를 달며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홍 전 의원 페이스북의 댓글과 그의 발언이 인용된 기사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 없었다. "실망이다", "6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미국이 부럽냐", "정부 지침 따르는 사람은 호구냐" 등등 홍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의 입국 관리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강력한 수준에 속한다. 때문에 국경을 통제하지 않고도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책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를 통해 "감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서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의 '국제 협력'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의 경우 일괄적으로 14일간 격리조치를 하고, 3회의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자가격리 위반시 법적 처벌을 한다. 이와 같은 조치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이 있는 국가 중 드물게 알파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는걸 막을 수 있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역시 이미 5월 초부터 인도 체류력 확인시 시설 격리 기간 7일 기간을 두면서 초기 유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한국이 확진자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이유는, 홍 전 의원이 그렇게나 '실익이 없다'고 이야기했던 "입국 1시간, 능동감시자임에도 매일 앱 작성에, 전화오고, 문자오고, AI전화까지" 왔던 강력한 입국자 관리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홍 전 의원 푸념과는 별개로, 영국과 이스라엘의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는 결코 '백신 접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과는 달리 수많은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었던, K-방역의 힘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토탈리 언더 컨트롤>은 한국에서는 지난 6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를 통해 개봉했다

태그:#홍정욱, #토탈리 언더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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