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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계란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계란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 이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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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북 안동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10개짜리 삶은 계란을 구입한 A(45)씨는 집에 돌아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A씨 아들이 삶은 계란을 보고 먹어도 되느냐고 묻자 방금 구입했기에 아무 의심 없이 먹어도 된다고 했다가 계란을 세 개째 먹으려 하는 순간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입속으로 들어가는 계란에 까만 점이 보여 급하게 제지하고 확인하니 곰팡이였다. 남아있는 계란을 살펴보니 10개들이 계란판에 남아있던 7개의 계란에 모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껍질 속 계란 흰자에까지 곰팡이가 침투된 것으로 보아 변질이 상당히 진행된 듯했다.

A씨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계란이라 당연히 안전할 것으로 믿었지요. 아들도 방금 사온 계란이라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먹었다고 해요"라면서 "이렇게 식품관리를 엉망으로 있다는 사실을 몰랐네요. 이제는 대형마트라고 믿고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통기한이 7월 19일까지인데 곰팡이가 피었있는 모습
 유통기한이 7월 19일까지인데 곰팡이가 피었있는 모습
ⓒ 이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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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구입한 삶은 계란의 유통기한은 7월 19일까지였다. 그런데 모든 계란에 곰팡이가 피어있고 흰자까지 곰팡이가 침투해 있다면 유통기한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이날 A씨는 해당 마트 고객센터를 방문해 따졌지만 "죄송합니다. 몸에 이상이 있으시면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으시고 연락 주세요. 실비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반숙 계란을 환불 처리하고 영수증과 함께 5000원짜리 상품권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가 되자 해당 마트의 농산식품 매니저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계란이 변질된 이유에 대해 '알아본 결과 온도 차이로 인한 상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다른 계란에도 문제가 있어 폐기 처리했다'는 상황 설명과 함께 '이상이 있으면 치료받고 연락하면 실비로 지급하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사건이 발생한 후 해당 마트 농산 매니저가 보낸 문자
 사건이 발생한 후 해당 마트 농산 매니저가 보낸 문자
ⓒ 문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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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나 조치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공급 업체에서 조사해서 확인된 곰팡이 계란을 폐기했으니 그만이라는 식이었다.

사람들이 변질된 음식을 발견하거나 모르고 섭취한 경우, 변질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기 쉽지 않다. 책임소재가 파악되더라도 그 피해보상은 A씨의 경우처럼 미미한 수준이다.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조차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식품의 변질 관리가 더욱 중요함에도 관리 부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피해보상은 환불과 병원비 실비보상이 전부인 상황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도 변질된 음식이 진열대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는 듯해 보인다.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의 변질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제조업체나 유통업체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변질된 음식물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되면 그때만 반짝 신경 쓰는 제조 및 유통업체의 변화되지 않는 의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태그:#대형마트, #곰팡이, #계란, #식품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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