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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밭으로 바뀐 감자밭과 캐온 감자입니다. 상자마다 감자가 가득합니다.
  풀밭으로 바뀐 감자밭과 캐온 감자입니다. 상자마다 감자가 가득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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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요일 가족 셋이서 감자를 캤습니다. 석달 전 4월초 감자를 심으려 감자씨를 사러갔습니다. 이미 씨를 묻는 철이 끝났면서 없다고 말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여기저기 찾아다녔습니다.

한 곳에서 감자씨를 구한다고 말하자 이미 파종 때가 끝나서 남은 감자씨를 폐기하려고 한다면서 필요한 만큼 공짜로 가져가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땅 두 평 정도 심을 감자씨 7킬로그램을 얻어다 씨눈을 중심으로 감자씨를 잘라서 묻었습니다.

처음 감자씨를 묻으면서 자주 가서 잡초도 뽑고 북돋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이 바쁘고, 마침 가려고 하면 비가 자주 내려서 가지 못했습니다. 올해도 감자밭인지 풀밭인지 가리기 힘들게 되어버려습니다.

감자는 씨를 묻고 캘 때까지 기간이 짧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서 주로 심고 있습니다. 다만 해마다 이어서 심으면 병에 걸리거나 수확량이 줄어서 문제이기도 합니다. 

원래 감자는 일찍 심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 다만 최근 사람들이 밭 두둑을 검정 비닐로 싸서 감자씨를 묻는 멀칭 방법을 쓰면서 감자씨를 일찍 묻습니다. 멀칭 방법은 추위를 이길 수 있고, 파종이나 수확 철을 앞당길 수 있지만 땅이나 환경에는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땅을 파고, 이랑을 만들어 씨감자를 묻었습니다. 약 3주 뒤에 싹이 났습니다. 둘레에는 검정 비닐로 땅을 감싸서 멀칭한 밭들이 보입니다.
 땅을 파고, 이랑을 만들어 씨감자를 묻었습니다. 약 3주 뒤에 싹이 났습니다. 둘레에는 검정 비닐로 땅을 감싸서 멀칭한 밭들이 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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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검정 비닐로 싸놓으면 땅에 햇볕이 비치지 않고, 빗물이 스며들기 어려워서 땅이 매마르고, 땅속에 있는 지렁이들과 같은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또한 쓰고 남은 검정 비닐은 폐기되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어지럽힙니다.

감자를 파종하기 전에 미리 밭에 풀을 말려서 만든 퇴비나 소똥, 닭똥, 말똥들을 발효시켜서 만든 유기농 퇴비를 적극 활용합니다. 비록 씨감자를 공짜로 얻어서 두 평 정도 되는 땅에 심었지만 수확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약 100킬로그램 정도의 감자가 나왔습니다. 

밭에 퇴비를 뿌리고 삽으로 파서 흙을 뒤엎고, 괭이로 이랑을 만들어 씨감자를 묻었습니다. 가끔 잡초를 뽑아내고, 북돋아 주기도 했습니다. 이후 태양빛 속에서 세 가족이 잡초를 걷어내고 감자를 캤습니다. 비록 힘들고 수고스럽지만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흙냄새를 맡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3년 전 부산에 갔을 때 사온 호미도 감자를 캐는데 한몫했습니다.
  3년 전 부산에 갔을 때 사온 호미도 감자를 캐는데 한몫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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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감자 캐기, #씨감자, #감자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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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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