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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화 보은공장이 위치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한화 보은공장에선 지난 1월 26일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질산암모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한화 보은공장이 위치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한화 보은공장에선 지난 1월 26일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질산암모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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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화 보은공장 입구 모습
 (주)한화 보은공장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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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보은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아픈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이번 폭발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안감은 커진다.

주민들은 대부분 70세 이상의 초고령 노인이다. 한화 보은군장은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시설로 국가 기밀시설로 돼 있어 접근조차 어렵다.

지난 1월 28일 충북 보은군(군수 정상혁) 내북면 화전리와 법주리 일대에 현수막이 일제히 걸렸다. 현수막 문구는 "꽝! 무서워 못살겠다".

한화가 운영하는 보은사업장에서 사고가 난 건 26일 새벽 0시 25분경. 경찰과 소방당국은 폭탄 제조 원료인 질산암모늄이 급격한 온도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 보은공장에는 초정밀 유도탄 등 방산물품 생산시설이 들어섰다. 폭발로 건물 일부가 붕괴 됐지만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은군 내북면 화전리와 법주리 주민들은 '꽝'하는 굉음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곳 주민들은 '집이 흔들릴 정도로 충격이 매우 컸다'고 증언했다.

'한화 구미공장 이전 저지대책위원회' 등 지역 주민들은 지난 1월 27일 한화 보은공장을 방문해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화 측은 이 사업장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정중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화 보은공장이 위치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 모습
 (주)한화 보은공장이 위치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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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도로 전경
 보은군 내북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도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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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폭발사고... 주민 '불안'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이번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한화가 1990년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 일대 120만 평에 터를 잡고 각종 폭약과 화약을 생산한 이래 지금까지 4번의 폭발사고와 한 번의 화재사고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11월 18일 오후 4시 12분 경 충북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 (주)한국화약(옛 한화) 보은공장 방산생산1부 탄두조립공실에서 2.75인치 다목적고폭탄이 터져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탄두조립공실에서 원격조정 장치에 이상 징후를 포착한 직원들이 점검하는 과정에서 로켓탄두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사고로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은 몸에 파편이 박히거나 고막이 터지는 부상을 당했다. 또한 폭발사고로 150평 규모의 탄두조립공실 건물 내부가 완전히 부서지고 옹벽까지 무너졌다.

한화 보은공장 가동 이후 사망 사고는 2003년 11월 폭발사고가 처음이지만 주민들의 물적피해가 가장 컸던 때는 1997년 10월 8일 폭발사고였다.

이날 밤 10시경 공장 화약저장 창고에 보관중이던 화약원료 12.8톤 가운데 8.9톤이 폭발해 200여 평의 창고가 전소됐다. 폭발로 날아간 H빔 파편으로 조립식 건물 2개동이 전파 또는 반파될 만큼 파괴력이 엄청났다.

사고 당시 공장 인근 법주리에 살던 이아무개씨(당시 47세)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꽈꽝' 하면서 벽이 흔들리는 거여, 아이쿠 지진인가 보다 싶어서 밖으로 뛰쳐 나가보니 뒷산 꼭대기 위로 뻘건 불기둥이 환하게 솟아 올랐더라구. 그때서야 아- 화약공장에서 뭔 일이 터졌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법주리를 비롯한 창리·화전리 20여 가구의 유리창이 깨지고 형광등과 거울이 떨어져 부서졌다. 심지어 20km 이상 떨어진 보은읍을 비롯 내속리면·산외면 주민들도 한밤중에 폭발음과 불기둥에 놀란 경우가 적지 않았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는 바람에 청주지역 소방차와 공군 3579부대 화학차량까지 동원 돼 다음날 새벽 3시가 지나서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당시 사고 처리 과정도 논란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서 측에 사고 신고를 한 것은 공장 측이 아니라 주민들이었다.

보은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폭발사고는 1998년도에 있었다. 2001년에는 화재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2003년 한화가 인천공장을 보은으로 이전할 당시 회사 관계자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2001년 또 한차례 화재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묻자한화 관계자는 "당시 사고는 별반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다. 이때 사고는 외부의 조력없이 자체 진화했다. 수입하던 것을 자체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술력 부족으로 생긴 사고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한화, #폭발사고, #한화 보은공장, #질산암모늄, #김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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