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자신의 검찰 내 최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새 정부의 첫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서슬 퍼런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국민 앞에 천명한 것"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 담당 간사단 회의에서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 지명은) 인사 참사가 아니라 대국민 인사테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입만 열면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공정이 아닌 '공신(功臣)'을 챙기고 상식을 내팽개친 채 상상을 초월했다"면서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은) 통합을 바라는 국민을 향해 전면적이고 노골적인 정치보복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 당선인이) 대통령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청와대 민정수석을 없앤다더니,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자로 하여금 법무장관이자 민정수석 역할까지 하라고 맡긴 것"이라며 "아무리 내각 인선이 당선인의 권한일지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고 국민 상식이란 게 있다. (이런 인선을) 어떤 국민이 납득하고 동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후보자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때 보여줬던 태도도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휴대폰 비밀번호를 감추고, 범죄사실을 감춘 사람이 과연 법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겠나"라며 "(윤 당선인이) 국민 통합과 야당과의 협치를 손톱만큼 생각한다면, 한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악의 인선, 검수완박 결정에 힘 실릴 것"
 

큰사진보기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 담당 간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병원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덕수 후보자를 향해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등을 볼 때, 앞서 약속했던 책임총리제 약속이 이미 철저한 허상임이 드러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인사제청권 행사를 통한 책임총리 실현을 공언하고 당선자와 내각 인선을 협의해 왔다는 한덕수 후보자의 책임을 따질 수밖에 없다"라며 "정치보복과 사정의 칼바람을 일으키겠단 이 인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검찰을 사유화해 검찰독재를 하겠단 당선인의 뜻을 한덕수 후보자가 받아들여서 제청한 게 맞나"라고 물었다.

강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선 "법을 집행하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직책에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한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말했던 정치보복이란 말을 실현할 철저한 대리자를 지명한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자가 이날 2차 내각 인선안 발표에서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에 있어서 수사지휘권이 남용된 사례가 얼마나 국민에게 해악이 큰 것인지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아울러 "선거가 끝났으면 국민을 통합하고 아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인사 등에서 갈라치고 (선거 때) 경쟁했던 상대 진영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여기에 검찰의 칼날을 들이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국민을 걱정시키는 최악의 인선"이라며 "이번 법무장관 지명은 우리가 했던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입법) 결정에 좀 더 힘을 싣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가 의리, 보복 판치는 느와르영화 같다 생각하나... 말문 막혀" 
   

큰사진보기
▲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지명한 윤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인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 지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법무장관 후보 지명) 속보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면서 "한동훈 검사 휴대폰 포렌식 없이 무혐의 처분하면 안 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 불과 1주일 전"이라고 지적했다. 또 "휴대폰 포렌식이 이뤄졌나? 검언유착 의혹이 해소됐나? 윤 당선인에게 대통령직은 친한 사람 장관 시켜주는 자리인가? 측근 의혹을 털어주는 자리인가"라며 "앞으로 5년이 정말 캄캄하다"고 밝혔다.

신동근 의원은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정치가 의리와 오기, 보복이 판치는 느와르 영화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 건지.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최강욱 의원은 "(민주당의) 검찰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을 택한 묘수"라며 "(한 후보자는) 역시 최대 공로자 답다"고 이를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