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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2년째 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용인시 작은도서관협의회(용도협)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용도협은 20곳 남짓한 도서관이 함께 작은도서관 중심의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고, 많은 작은도서관에서 자원활동가들이 자치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자원활동가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자원봉사 같긴 한데 다른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네요. 원래 자원활동이라는 말은 사전이나 규칙 등에 나와 있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작은도서관에서 종종 쓰이는 이유는 자원봉사의 희생만을 강조하지 않고, 또 다른 것을 강조하기 때문일 겁니다. 바로 '즐거움'입니다.
 
작은 도서관 자원 활동가들 
 작은 도서관 자원 활동가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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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의 자원봉사에서 즐거움을 강조하게 된 것은 작은도서관의 역사로부터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엄대섭의 마을문고, 양서조합운동, 어린이도서관운동을 통해 변화해 온 작은도서관의 역사 어디에도 자원봉사의 개념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의 재정지원도 없이 쌈짓돈을 털어 작은도서관을 지켜온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이라서 희생정신과 의무감보다 스스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어야 어려운 여건에서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칫 지원이 없으면 즐거운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는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원과 상관없이 참여하는 즐거움이 작은도서관의 활동을 더 값지게 만든다는 얘기니까요.

자원활동가들의 즐거움은 '함께하면 더 즐겁다'는 마을의 문화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뭔가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작은도서관을 함께 만들고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함께하는 마을 문화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문화가 몇몇 사람의 의도로만 만들어지지 않듯이 자원활동가들의 노력은 마을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은도서관 뿐만 아니라 학교에, 동네 행사에 일손이 필요하다는 곳에 가면 자주 보이는 얼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이런 자원활동가들의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활동이 많이 위축된 것도 사실입니다. 여건이 안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작은도서관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른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원봉사나 자원활동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고,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함께 하는 즐거움을 전파하기 쉽지 않습니다.

자원활동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감사'가 아닙니다. '함께'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자원활동가들이 십시일반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보다 살기 좋은 마을은 없을 겁니다. 어떠신가요? 함께 자원활동가의 길을 함께 걸어보시겠습니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용인시 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입니다.


태그:#마을문화, #용인, #작은도서관, #마을만들기, #마을문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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