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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사슴.
 말과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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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시황이 세상을 떠난 뒤 천하의 권한은 모두 권신(權臣) 조고(趙高)의 손에 장악됐고, 국사와 관련된 모든 일이 그의 손에 의해 결정됐다. 당시 2세 황제는 그저 앞에 내세운 비록 인물에 불과했다. 어느 날 조고는 2세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폐하, 제가 좋은 말 한 마리를 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2세 황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것은 사슴인데..."

그러나 모든 신하들은 "그것은 말입니다"라고 했다. 2세 황제는 크게 당황해 스스로 자기가 정신이 이상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곧 '지록위마(指鹿爲馬)'이다.

천하통일을 이뤄낸 진시황은 그동안 사용해오던 함양궁이 협소해 천하를 통일한 황제의 위엄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이 엄청난 규모의 궁궐을 짓도록 했다. 바로 아방궁이다. 하지만 이 아방궁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진나라는 멸망 당하고 말았다.

치국(治國)의 도란 엄혹한 법률의 실행에 있지 않다

춘추전국시대, 그저 서북방의 변두리 국가에 불과했던 진나라는 상앙의 '법치' 개혁을 통해 왕권 강화와 전민(全民) 동원형 체제를 구축하면서 강대국의 지위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은 이러한 토대 위에서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천하를 정복하는 자는 권모와 무력에 뛰어나지만, 천하를 안정시키는 자는 민심과 시세의 변화에 순응하는 법이다.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하고도 '분서갱유' 등 여전히 형벌과 힘에만 의존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몰락했다.

진시황 사후 권신 조고는 더욱 가혹한 '법치'를 휘둘렀다. 당시 거리를 지나는 사람 중 형벌을 받은 자가 반이나 되고 처형 받아 죽은 시체가 매일 길바닥에 쌓였을 정도였다. 이렇게 가혹하게 법을 운용하는 관리는 도리어 '충신'으로 추켜세워졌다. 하지만 역사는 그들을 정확하게 '혹리(酷吏, 혹독하고 무자비한 관리)'라 칭했다.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은 이 시기의 '법치'에 대해 이렇게 평론했다.
 
"법률은 국가를 다스리는 하나의 도구이기는 하지만, 나라의 정치가 깨끗한가 아니면 혼탁한가를 결정하는 근본은 아니다. 옛날 진나라는 법망이 그렇게 치밀했건만 온갖 간사함과 거짓이 끊임없이 벌어졌으며 극한에 이르렀다.

그래서 상하 모두가 서로 속이게 돼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망국의 길로 치달았던 것이다. 도덕과 교육을 말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직위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치국(治國)의 도(道)란 도덕의 제창에 있는 것이지 결코 엄혹한 법률의 실행에 있는 것이 아니다."
 
'비속어 파문'과 '법치'... 과연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역사는 흔히 거울로서 설명된다. 역사는 오늘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고 인식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오늘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 비교하고 참고하기 위해서다. 우리 인간들은 그렇게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일로 전진한다.

검사 출신의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는 '법치'를 정국 운용의 가장 큰 명분으로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번 외국 순방 중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이었는가 아니면 '날리면'이었나, 그것도 아니면 '말리면'인가를 '판별'해야 하는 이른바 '비속어 파문'을 둘러싸고 참으로 해괴한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빈관' 논란도 계속 이어진다.

과연 지금의 '비속어 파문'은 어떤 결과를 빚어낼 것이며, 현 정부의 '법치'는 어떠한 방향으로 실행될 것인가? 또 일련의 이 과정들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그리고 역사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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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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