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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평야를 찾는 적갈색흰죽지
 장남평야를 찾는 적갈색흰죽지
ⓒ 안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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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평야의 특별함은 매년 갈 때마다 느낀다. 새들은 편견 없이 자신이 서식하기 좋은 곳을 택한다. 새들이 찾아오는 데는 서식지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들이 선택한 지역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 매우 희귀하게 찾아오는 적갈색흰죽지(검은흰죽지)가 장남평야를 찾았다. 장남평야를 찾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에는 극히 드물게 찾아오는 미조로 기록 자체가 많지 않다. 희귀종인 적갈색흰죽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으로 등재되어 보호받는 종이기도 하다.  

이렇게 귀한 새가 장남평야를 찾은 것이다. 넓었던 장남평야는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국립수목원, 호수공원 등으로 바뀌고, 아주 적은 면적만 농경지로 남겨져 있다. 이렇게 남겨진 농경지에는 매년 수십 종의 보호종과 희귀종이 찾아온다. 매우 특이한 일이다.

올해는 특별하게 적갈색흰죽지도 장남평야를 찾았다. 장남평야에 많은 종의 새가 찾아오는 이유를 사람들은 알 수 없다. 필자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새들이 살기에 장남평야가 아직도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장남평야는 충분히 보전할 가치가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이렇게 작은 녹지와 농경지가 생명들의 서식처로 남아야 하는 이유는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장남평야는 아직 공사 중이다. 세종시민들과 일부 위정자들은 남겨진 농경지를 온전히 보전하지 않았다.

남겨진 농경지를 제외한 모든 공간을 사람이 이용하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적갈색흰죽지 등이 지속적으로 찾아오기에는 더 어려운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겨울이 되면 다시 흑두루미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년째 매년 장남평야에서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에게 공원의 개발은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사람과 흑두루미와의 거리가 필요한데, 그 거리가 공원개발로 좁혀지고 있다. 희귀종인 적갈색흰죽지 역시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낮추는 공원개발이 될 것이다.

공원개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장남평야를 찾는 조류 등의 생명들을 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성 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원개발이 되더라도 겨울철새들을 위한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겨울철이나 금개구리 서식기에는 이용객의 접근을 일부 구간이라도 차단하여 보호해야 한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세종시가 어려운 일이지만 공존을 택하고 공원개발의 방식을 바꾸며, 공원이 조성된 이후에도 생명을 위한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

태그:#적갈색흰죽지, #검은흰죽지, #장남평야, #공원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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