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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사진은 지난 5일 런던에서 열린 2022 BFI 런던 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사진은 지난 5일 런던에서 열린 2022 BFI 런던 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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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차기 총리에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유력시되고 있다. 

총리직 복귀를 노리며 수낵 전 장관과 단일화를 꾀했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수낵 전 장관이 유력한 선두 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존슨 전 총리는 "여러 의원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총리직 출마는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된 당이 없으면 영국을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44일 만에 전격 사임 의사를 발표하자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휴가 중이던 존슨 전 총리는 급거 귀국해 복귀를 타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소속 의원 357명 중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 필요한 100명 이상의 지지 성명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주말 수낵 전 장관과 단일화를 위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나,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보수당 대표 경선은 두 후보의 맞대결로 전개될 것으로 보였으나, 존슨 전 총리가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수낵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150명을 훌쩍 넘어섰다. 

한편 이 과정에서 일부 영국 언론은, 존슨 전 총리를 지지했던 실제 의원은 50~60명에 불과했는데 존슨 전 총리가 수낵 전 장관의 불출마를 압박하려 자신의 당내 지지 세력을 사실보다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100명 넘는 의원 지지 확보했다는 존슨... 허세였나 
 
지난 9월 6일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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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존슨 전 총리를 지지한다고 했던 50~60명의 의원도 아직 누구인지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때 존슨 전 총리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과 스티브 베이커 브렉시트 장관 등 당내 핵심 인사들이 수낵 전 장관을 지지한다며 돌아서자 더 이상 당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제레미 헌트 현 재무장관에게도 자신을 지지하면 장관직에 유임시키겠다고 제안했으나, 헌트 장관은 오히려 수낵 전 장관을 "윈스터 처칠처럼 진실을 말할 용기가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가디언>도 "존슨 전 총리는 이길 확률이 없다고 판단될 때만 물러난다"라며 "실제로 많은 사람이, 보수당 의원들 지지를 100명 넘게 확보했다는 존슨 전 총리의 주장을 미심쩍게 여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새 총리로 유력한 수낵 전 장관은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계다. 만약 그가 총리가 되면, 영국 최초로 백인이 아닌 유색 인종 총리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42세 '젊은 피' 수낵, 위기의 영국 구할까 

그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으나 부유한 환경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보수당의 자유주의와 우파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명문 사립고와 옥스퍼드대학을 거쳐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한 수낵 전 장관은 2020년 불과 마흔의 나이에 존슨 전 총리로부터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결단력있게 경제 정책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고, 존슨 전 총리가 방역 규정 위반과 측근의 성 비위로 궁지에 몰리자 가장 먼저 사표를 던지며 존슨 전 총리를 몰아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올해 만 42세인 수낵 전 장관이 총리가 되면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함께 세운다. 

다만 존슨 전 총리를 몰아내면서 강경 보수층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며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것이 흠이다. 지난번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도 당원 투표에서 트러스 총리에게 패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BBC 방송은 "수낵 전 장관이 총리직에 오르더라도 제1야당 노동당에 20% 넘게 뒤진 보수당 지지율, 영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 등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며 난항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존슨 전 총리가 복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자신이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의 대승을 이끌었던 것을 언급하며 "내가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리시 수낵,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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