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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북 새만금 수라겟벌을 다녀왔다. 영화 <수라> 공동체 상영회 이후 현장을 가보기로 결정 한 이후 현장을 찾은 것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 6명은 현장을 찾아 안내를 받으며 갯벌을 한 바퀴 돌았다.
 
수라안내를 받고 있는 모습
 수라안내를 받고 있는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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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갯벌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었다. 새만금 개발로 죽어가는 동물 사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죽음의 흔적이 새만금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이는 사업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바지락, 굴, 골뱅이 등의 생명들은 담수를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 껍데기만 남긴 채 사라졌다.

어민들이 남기고 간 흔적도 남아있다. 김 양식을 한 말뚝과 고기를 잡던 그물, 칠개를 잡던 트랩도 그대로이지만 담수가 되면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안내를 해주었던 구중서 국장은 죽은 백함조개 껍질을 들고 '백합으로 아이들 교육을 시켰다는 주민들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새만금이 되었다. 생명만 죽은 것이 아니라 새만금에서 삶을 이어왔단 사람들의 삶도 사라졌다.
 
칠게를 잡으려고 만든 트랩의 모습
 칠게를 잡으려고 만든 트랩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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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죽음이 앞에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생명은 이곳을 터전으로 이어가고 있다. 수라갯벌에 생명의 흔적이 공존하는 것이다. 도요새들의 발자국과 초지의 생명을 사냥하기 위한 맹금류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조롱이의 비행이 반가운 이유다. 흰목물떼새, 괭이갈매기, 쇠제비갈매기가 연신 비행하고 먹이를 찾으며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해홍나물과 툰퉁나물, 길앞잡이 등도 만날 수 있었다. 
 
해홍나물과 퉁퉁나물의 모습
 해홍나물과 퉁퉁나물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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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를 만났다. 저어새의 경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번식하는 종으로 매우 귀한 새이다. 이런 저어새를 1년 연중 만날 수 있는 곳이 수라다.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는 그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수라를 비행중인 저어새
 수라를 비행중인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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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검은머리물떼새는 서해안 섬 그중 군산과 서천 앞바다에 번식한다. 이런 번식지의 배후가 바로 수라갯벌이다. 중요한 섬 번식처 이외에도 갯벌이 잘 남아 있어야 자연은 버틸 수 있다.

새만금은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생명들이 수라를 다시 회복시키고 있다. 새만금 갯벌이 온전할 때 처럼은 아니지만 작은 규모 수라갯벌을 지켜내며 다시 복원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부족하지만 적은 해수유통으로 회복될 희망을 새만금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시화호 정도의 해수유통이 있다면 새만금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수라역시  조금의 회복과정이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생명들이 찾을 것이다. 생명이 죽은 곳은 사람도 없다. 생명이 다시 살 수 있는 수라갯벌을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군산신공항, 새만금에 대한 2차가해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서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새만금에 대한 2차 가해가 바로 군산신공항이다. 이미 공항이 있는데 더 만드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새만금 마지막 갯벌인 수라에 건설하는 건 더더욱 안되는 일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회복과 치유가 필요한 시점에 대규모 개발이라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믿고 싶지 않고 공항이 무산을 결정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영화 <수라>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는 갯벌의 생명을 깊이 소개하며 신공항의 불합리성을 알리고 있다. 많은 시민이 본다면 수라 갯벌뿐만 아니라 새만금이 왜 다시 복원되어야 하는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수라>를 볼 수 없다. 개봉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방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에서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21일 지역에서 많은 분이 함께 영화상영을 요청해주기를 바래본다.

새만금에 대해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공항을 짓겠다는 정부 관계자밖에 없다. 환경부, 국토부 등의 관계자들만 수라갯벌을 개발대상으로 볼 것이다. 현장을 찾은 회원들은 입을 모아 여기에 굳이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중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제발 관계자들은 한 번쯤이라도 현장안내를 진행하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수라포스터
 수라포스터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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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수라갯벌, #답사, #생명,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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