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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에 탑승하려다 경찰·서울교통공사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에 탑승하려다 경찰·서울교통공사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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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며 8개월 만에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했지만,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탑승을 제지당했다.

전장연은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혐오와 갈라치기를 멈추고, 장애인들의 정당한 시민권이 정부 예산과 제도로 보장받을 때까지 다시 출근길 지하철을 타겠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승강장마다 길게 줄을 선 전장연 활동가 60여 명은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서울교통공사는 역사에 인력 600여 명을 배치해 탑승을 가로막았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은 30분 넘게 봉쇄됐다.

결국 전장연은 "지하철 태워주세요"라며 호소문을 읽어내려갔다. 이들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습니다", "권리를 향한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반발하며 서울교통공사 직원 및 경찰들과 대치를 이어갔다.

활동가들이 발언할 때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5~10초 간격으로 경고 방송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역 시설 등에서 소란을 피우는 행위, 연설 행위, 유인물 배포 행위, 철도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상 금지하고 있다"며 "퇴거 불응 시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남대문경찰서 측도 공사와 번갈아가며 "시민 통행을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할 경우 경찰관직무집행법, 철도안전법 등에 근거해 불법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며 퇴거를 요청했다.

박경석 대표 "윤석열·오세훈, 이동할 자유조차 무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 재개는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앞서 전장연은 8월 말까지 오 시장과의 대화를 기다리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9월 초까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오 시장과의 대화가 무산되고 지난 1일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예산)이 반영되지 않자 이날 시위를 재개하기로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은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중증장애인 노동권 예산을 폐기해버렸고, 장애인의 이동할 자유조차 무시했다"라며 "헌법적 정의가 보장되는 대한민국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 지하철을 타겠다"라고 강조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도 "오늘은 전장연이 출범(2007년 9월 5일)한 뜻깊은 날임에도 무거움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 정부와 서울시는 전장연을 폭력의 대상으로 매도하고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부터 지하철 탑승 시도가 모두 거부당했지만, 우리는 지하철을 타지 않고 기다렸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장애인권리예산이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의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이 사회에서 철저하게 차별받고 배제당한 서러움을 다시는 감당하지 않도록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오늘부터 출근길 지하철을 열심히 타겠다. 시민들과 함께 이 사회를 바꿀 때까지 처절하게 싸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권리예산 지켜내야"... 11일에도 탑승 예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에 탑승하려다 경찰·서울교통공사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에 탑승하려다 경찰·서울교통공사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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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리예산은 '장애인이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예산'이다. 전장연은 장애인콜택시, 중증장애인 일자리, 탈시설 등 올해 예산안에서도 반영이 미비했던 장애인권리예산을 내년도엔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장연은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언제나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취급된다"며 "시민 불편을 이유로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을 갈라치고 혐오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권력자들에게 그 책임을 함께 물어달라"고 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교통공사와의 대치가 끝난 뒤 전장연은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오후 3시에는 경기도청 앞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농성 결의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전장연은 오는 11일 월요일에도 서울지하철 시청역 2호선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전장연, #지하철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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