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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모바일 승차권에 '운행중지 열차입니다. 반환 후 재구매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모바일 승차권에 '운행중지 열차입니다. 반환 후 재구매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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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다 매진이야. 좌석이 없어, 좌석이."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총파업에 들어간 14일 오전 서울역. 수많은 이용객이 기차를 기다리며 열차 출발 안내판과 핸드폰 속 모바일 승차권을 확인하고 있었다.

승차권 매표소 위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전광판에서 열차 운행 상황을 확인해 주시고 자세한 사항은 역 직원에게 문의하라",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문구가 깜박이고 있었다.

갑작스런 운행중지에 일부 혼란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전광판 속 일부 열차가 중지됐다.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전광판 속 일부 열차가 중지됐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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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이용객들이 열차 운행 중지 알림판을 살피고 있다.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이용객들이 열차 운행 중지 알림판을 살피고 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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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가 지나자 열차 출발 안내판에는 'KTX 중지'라는 빨간 글자가 하나둘 늘어났다. 

승차권 변경·반환 창구 앞에서 만난 강아무개씨는 "전광판을 보다가 (타야 할 기차가) 안 뜨길래 모바일 승차권을 확인했더니 갑자기 '운행 중지 열차'라고 떠서 황당하다"고 전했다. 다행히 승차권 시간을 변경한 강씨는 "오전 10시 11분 차에서 11시 57분 차로 바꿨다. 한 자리 남았다고 하더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KTX 부산행 열차 내 이동 칸 간이의자에 앉아있던 A씨는 "원래 오후 1시 기차를 예매했는데 오늘 철도노조 파업으로 (기차를 못 타게 될까) 걱정이 돼서 취소하고 오전 기차 입석으로 다시 예매했다"고 했다. 열차 타는 곳 앞 계단에서 만난 김아무개(68)씨는 "대전에서 올라오는 지인을 기다리는데 (파업으로 인해) 도착시간이 지연됐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예고된 파업을 미리 인지하고 있던 승객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업무 차 울산에 간다는 이아무개(40)씨는 "철도노조가 파업하니 기차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라는 공지가 미리 올라와서 확인했다"며 "내가 탈 기차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원 치료 때문에 창원에서 서울까지 자주 방문하는 임아무개(30)씨도 "철도파업을 해서 서울역이 평소보다 사람이 많거나 복잡하지는 않다"며 "1시간 뒤 출발할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 정책, 철도노조뿐 아니라 부산시도 반발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승차권 변경·반환하는 곳 앞에 이용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서울역. 승차권 변경·반환하는 곳 앞에 이용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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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만난 강씨는 '철도노조가 파업하는 이유를 아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 철도노조는 코레일에 ▲ 수서행(발) KTX 투입 ▲ 4조 2교대 전면 시행 ▲ 성실 교섭 및 합의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철도노조는 SRT의 시·종착역인 수서역에 KTX도 정식 투입하는 '수서행(발) KTX 투입'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SRT 운영사 (주)SR은 국토교통부 방침에 따라 경부선 열차를 감축하고 3개 노선(경전선·전라선·동해선)을 늘렸다. 이에 따라 경부선 좌석 수는 하루 평균 최대 4920개 노선이 축소됐다.

이에 철도노조와 부산시가 반발하자 국토교통부는 대책으로 'KTX 부산~서울 운행 횟수 3회 증편'을 내놓았다. 하지만 강남 등을 방문하려는 승객이 서울역·용산역까지 왔다가 강남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를 수 있어 철도노조는 증편한 KTX 시·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산시민 71.2%가 '수서행 KTX 운행이 필요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1년엔 수서행 KTX 운행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아무개(26)씨는 "강남에 갈 때 서울역보다 수서역에서 가는 게 더 가까워서 평소 KTX보다 SRT를 선호한다. 그런데 (SRT 좌석이 없어서) 서울역에서 내려야 한다면 불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에 사는 김아무개(33)씨도 "일 때문에 강남 쪽에도 많이 들른다"며 "KTX가 수서역에도 멈춘다면 이용하는 사람이 더 편한 기차를 고를 수 있는 거니 당연히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천에서 일한다는 직장인 양아무개(31)씨는 "강남에서 약속이 있을 때 SRT를 타고 수서역에서 종종 내린다"면서 "왜 굳이 수서역 가는 SRT를 줄이는지 모르겠고 그 대안으로 서울역 가는 KTX를 늘리는 것 또한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파업 정당한데... 불법 딱지 씌우려는 국토부"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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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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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이날 낮 12시 서울역 3번 출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몸에 "수서행 KTX 투입하라"고 적힌 포스터를 붙인 조합원들은 "철도 민영화 중단하고 고속철도 통합하라", "철도 쪼개기 중단하고 수서행 KTX 운행하라", "총파업 총투쟁으로 임협 투쟁 승리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를 맡은 홍영희 철도노조 조직실장은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라는 작자가 '철도 파업은 불법 파업'이라며 떠들어 댄다"며 "국민 편익을 위해 수서행 KTX를 운행해야 한다는 철도노조 의견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궁색하게 있다"고 비판했다.
 
▲ 총파업에 나선 철도노조 “폭주하는 윤석열표 민영화 열차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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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사를 읽은 최명호 중앙쟁대위원장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명분 없고 정부 정책에 반하는 파업이라고 하며 불법 딱지를 씌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우리 파업은 주최, 절차, 목적 등 모든 면에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서 "국토교통부는 부채 비율이 2000%가 넘는, 다 죽어가는 SR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시행령까지 개정하며 3600억이라는 국민 혈세 쏟아붓고 있다"며 "전라·경전·동해선에 SRT 투입하겠다며 기존에 운행하고 있던 경부·호남선을 축소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일방적으로 (노선 변경을) 진행하는 국토교통부 행태야말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사장으로서 이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이어 "철도노조의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 요구와 고속철도 통합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 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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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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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노조의 임금인상과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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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코레일, #철도파업, #철도노조, #수서행KTX, #S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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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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