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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이천시 율면 산성2리에서 제2회 산골몸뻬춤축제가 열렸다.
 지난 23일 이천시 율면 산성2리에서 제2회 산골몸뻬춤축제가 열렸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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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는 몸뻬스타일! 모두 몸뻬 입으셔야 해요."

몸빼를 입어야 산골몸뻬춤축제장에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산성리 부녀회장의 권유에 방명록에 서명한 후 몸뻬를 골라 입는다. 입은 듯 안 입은 듯 헐렁하다. 편하다. 아직 축제 시작 전이다.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본다.

축제가 열린 산성2리는, 경기 이천시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율면의 작은 농촌마을이다. 팔성산 골짜기에 있다고 하여 산골이라고 부른다. 거주민은 30여 명, 이 동네 집 마당은 늘 활짝 열려있다. 대문이 없기 때문이다. 2006년,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주관한 '범죄 없는 마을'에 선정됐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그랬다. 이 마을에서는 현재까지 범죄가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늘은 가을을 향해서 가고 바람은 한결 가볍다. 마을회관 저만치에 있는 향나무와 선홍색 맨드라미가 이채롭다. 텃밭에서는 배추가 푸르게 자라고 길따라 핀 코스모스, 백일홍 꽃빛은 선명하다. 팔성산에서 내려온 산물은 무리 지어 핀 여뀌와 고마리 사이로 흐른다. 

산골마을 들썩이는 이 날
 
율면은 이천시에서 최남단 지역에 속한다. 산성2리는 율면에서도 최남단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몸뻬춤축제가 열렸다.
 율면은 이천시에서 최남단 지역에 속한다. 산성2리는 율면에서도 최남단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몸뻬춤축제가 열렸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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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토) 오후 4시, 드디어 율면 산성2리 송창규 씨 댁에서 제2회 산골몸뻬춤축제가 열렸다. 송 씨는 이 마을 주민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마당을 축제장으로 제공했다.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기 전 먼저 이상수 이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이천시의 지원, 이 축제를 준비하시고 참여해 주신 저희 마을 주민 여러분 그리고 여기 계신 모든 분의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2회째 축제를 열 수 있었다. 이 아름다운 가을 날씨 속에서 모두 축제를 즐기면서 화합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
 

김경희 이천시장의 축사도 이어졌다.

"작년에 산골몸빼춤축제 소식을 듣고 신선하면서 재미있을 것 같은 기대를 했다. 올해도 일상의 힘듦을 잠시 내려놓고 산 좋고 공기 좋은 산성리에서 힐링하시고,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란다."
 

산골몸뻬춤축제에는 150여 명이 모였다. 몸뻬춤축제가 너무 궁금하여 자동차로 40여 분을 걸려서 찾아왔다는 시민 등, 많은 시민과 이천의 각계각층의 인사가 다양한 사연으로 축제장을 찾았다. 그들은 모두 몸뻬차림이다. 서로 몸뻬가 잘 어울린다고, 이쁘다고 칭찬했다. 
 
지난 23일, 이천시 율면 산성2리에서 제2회 산골몸뻬춤축제가 열렸다. 이날 이천거북놀이보존회의 풍물공연이 흥을 돋웠다.
 지난 23일, 이천시 율면 산성2리에서 제2회 산골몸뻬춤축제가 열렸다. 이날 이천거북놀이보존회의 풍물공연이 흥을 돋웠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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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에서는 노래가 빠질 수 없다. 모창가수계의 인기가수가 흥을 돋운다. 노래에 맞춰 주민들은 박수를 치고 어깨춤을 춘다. 춤은 몸의 언어라고 했던가. 몸치여도 괜찮다. 댄스 강사의 춤 동작 설명을 따라 하면 된다. 오른손, 왼손, 왼발, 오른발 굳어진 몸 근육 여기저기를 쭉쭉 펴고 올리고 돌리고 흔든다.

하하, 호호. 고요한 산골마을에 웃음꽃이 핀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다 보니 복잡한 생각이 춤처럼 가벼워진다. 이것이 힐링이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이천거북놀이 보존회의 풍물 공연으로 산골마을은 한껏 들썩인다.

마을주민 장기자랑도 빼놓을 수 없다. 선물도 푸짐하다. 해가 지고 까만 밤하늘엔 추석으로 가는 달이 떴다. 끝난 축제가 아쉬운 듯 한 주민은 자리를 뜨지 못한다. 무대에 앉아 하모니카를 연주한다. 축제는 그렇게 삶으로 이어진다.

태그:#율면, #몸뻬스타일 , #추석, #축제,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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