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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단체연합은 25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회의록 모니터링 경과보고·토론회”를 열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25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회의록 모니터링 경과보고·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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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분석결과 의원들이) 성차별적 말을 눈치도 보지 않고 용감하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했다. 성차별적 발언을 공식적인 상임위에서 마음껏 할 수 있는 시대에 이른 것이다."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이경옥 경남여성단체연합 부설 여성정책센터 연구위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여성단체연합(대표 윤소영)이 25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회의록 모니터링 경과보고·토론회'에서다. 

윤소영 대표는 "이 자리를 통해서 조금 더 성평등한 모습으로 변화되는 경남도의회의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경남여성단체연합 여성정책센터는 경남도의회 2023년도 상반기 상임위원회 회의록에 대해 평가했다.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 60명, 더불어민주당 4명, 성비로는 여성 3명과 남성 6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복지위 회의록을 분석한 이경옥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위원들은 단순 업무파악 질의와 개인적인 생각을 발언했는데, 상임위원회 위원으로서의 핵심적이고 제대로 된 정책질의나 제안들은 미흡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절대 다수 남성위원으로 구성된 인적구조의 문제도 있지만 위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이 부족했다"라며 "통계에 근거하거나 정확한 정보도 아닌 개인의 사견을 사실인 듯 발언하거나, 왜곡된 발언, 무지의 발언, 여성에 대한 악의적 발언, 차별적 발언들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국가별 성격차 지수의 정확한 이해없이 시민단체가 이 지표를 악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하는 발언도 있었다. 또 남성들이 설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는 일부 유튜버가 하는 발언이 나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해결책으로 미혼남녀가 결혼할 수 있도록 동기유발 하기 위해 경남을 오가는 버스에 아이들의 사진을 붙여서 홍보하자는 황당한 정책안을 내는 의원도 있었다"고 밝혔다.

권경희 연구위원은 "성인지적 관점을 견지하는 발언도 있었다. 정책과 관련해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피해와 학교의 대응을 꼼꼼하게 짚어가며 문제점을 지적해 대안을 제시한 발언이 대표적인 예"라고 언급했다.

그는 "예산과 관련해서는 성인지적 관점 또는 인권적 관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교육청이 추진하는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사업 추경 안건 논의 과정에서 교육청 산하 특정 위원회의 위원들이 실명과 단체명을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위원들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사용했다.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허위사실을 공공연하게 발언한 점은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권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발언이 많았다. 모든 도의회 의원들이 성인지와 성주류화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기를 권한다"라며 "인구 절반인 여성의 눈으로 보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인권의식을 높이고 성인지를 견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진 여성정책센터장은 전원 남성위원인 농해양수산위에 대해 "정책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이나 성인지 관점이 반영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발언도 확인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정책이나 예산 심의와 관련한 발언에서 성 역할 규범에 의한 성차별적 말이 나왔다"라고 했다.

11명 전원 남성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건설소방위와 관련해 김 센터장은 "내용상 성인지 관점에서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조례에서조차 '여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성인지 관점의 발언이 없는 건 성주류화 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예산과 관련해서 성폭력 예방교육과 성교육 관련 추경예산시 성교육과 관련해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부족한 발언이 있었다"라며 "특히 성교육을 좁게 이해해 '젠더 교육을 이상한 방향의 성교육'이라고 한 발언도 있었다. 반면, '성폭력 예방 및 피해회복 지원사업'의 취지를 비교적 잘 이해한 경우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진 센터장은 "전체적으로 여성 의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 건설소방위, 경제환경위와 같이 여성 의제와 관련한 언급조차 없는 건 문제"라며 "성폭력 및 성교육 등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부족의 문제, 대부분의 위원회에서 성주류화 조치가 부재하다"라고 지적했다.

신세영 연구위원은 문화복지위와 관련해 "절대다수 남성위원으로 구성된 인적구조의 문제도 있다. 하지만 위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게 더 큰 문제"라며 "통계에 근거하거나 정확한 정보도 아닌 사견을 사실인 듯 발언하거나, 왜곡·무지 발언, 여성을 향한 악의적 발언, 차별적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영 전 경남도의원은 "2023년 전반기 단기간 의정활동 모니터링이지만 지방의원의 기본적 자질과 수준에 대한 신랄하게 비판했다. 성인지 관점이 부족한 의회가 성인지 예산을 비롯해 성주류화 정책을 제대로 심의하고 평가, 정책 제언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남성이 과대표된 현 경남도의회 의원들에게 성인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경남도의회, #경남여성단체연합,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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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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