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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등산과 같다'는 내용의 한시가 있다. 독서와 등산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서로 연결된 상생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등산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등산과 독서를 하면서 둘이 비슷하다고 느꼈던 사례를 담아 보았다.

나는 요즘도 주말마다 산에 오른다. 동네 작은 산을 오르고 또 어느 날에는 높은 산도 올랐다. 가야 할 목표보다는 가고 싶어 하는 의지에 가깝다. 산을 오르면 그 가치를 나 스스로 인정해 준다. 정상까지 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있었음에도 결국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기쁨에서 오는 성취감이다. 산이 준 선물은 결국 독서로도 이어진다.   
       
등산에서 배운 끈질긴 집념과 정신, 나는 그 경험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등산은 독서의 가장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고 나누어 주었다. 통상 산이 동적이라면 독서는 정적이라고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독서는 움직이는 강도는 약하지만 몸에서 정신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독서의 경험

책은 언젠가부터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살면서 아침에 일어날 때도 읽던 책의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여 일어났던 시간은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나는 시기다. 등산의 근육은 오래 지탱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었고, 독서는 오래 버틸 수 있는 정신의 근육을 키웠다.   
   
가능하면 출근할 때도 책을 놓지 않았다. 오디오북으로 듣거나 몇 페이지라도 읽어 내려갈 때가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 오래 남는 문장들로 하루를 단단히 채워갈 때 삶은 더 단단해졌다. 집념이 생겼다.

만약 좋은 글을 만났을 때 이를 필사하고 그 글을 나의 언어로 선명하게 남겨둔다면 그날의 독서는 또 하나의 성찰로 남았다고 말할 수 있다. 산이라는 풍경을 보는 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독서도 같은 맥락이다. 다양한 책들 속 오감을 골고루 느낄 수 있다면 삶의 위로가 되고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나는 과거 고통스러웠던 순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과거의 나를 발견하고 괴로울 때, 책 속의 주인공처럼 방황할 때 글과 마주하곤 했다. 혼자서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등산에서 배운 것처럼 말이다.   
      
독서는 책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을 오래 곱씹으며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돼야 한다. 매 순간마다 글을 나로 연결하고 절실하게 읽어내려가며, 독서를 통해 일상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질문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좋은 독서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등산도 그런 의미에서 독서와 닮았고, 나아가 삶과 닮았다.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고 이겨냈다는 마음이 행복한 다른 길로 이어진다.     

등산은 같은 길을 올라도 각각의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다. 독서도 여러 종류의 책을자기만의 생각과 사고로 읽기 마련이라, 사람마다 그 속도와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등산에서 배운 끈기와 의지, 성취에서 단단해질 수 있는 근육들이 모여 독서라는 쓸모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와 등산은 나에게 두 마리 토끼를 안겨다 준 행운의 선물이었다. 등산이 힘들 때 독서를 생각하고 독서가 힘들 때 등산을 생각하는 상생의 관계에 나의 책 읽는 근육은 삶을 지탱하는 뿌리가 돼 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개인 브런치에도 올렸습니다.


태그:#독서, #등산,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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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입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아이와의 공감시간을 좋아합니다. 도서관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알리고자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때론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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