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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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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하는 개혁 입법을 막을 수 없자, 결국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에 총력전으로 나서는 셈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공개발언을 마치고 비공개로 '무제한 토론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윤 원내대표는 "초·재선 의원들은 의무적으로 전원 필리버스터에 참여한다"라며 "4개 법안 각각에 '15명 이상, 1인당 3시간 이상' 기준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일단 국민의힘은 이날 노란봉투법에 20명, 방송법 13명, 방송문화진흥회법 13명, 한국교육방송공사법 14명 등 60명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향후 더 늘어날 여지도 크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 초선 의원은 59명, 재선 의원은 21명이다. 원내사령탑이 '전원 참여'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들이 전부 참여한다면 산술적으로 80명의 의원이 최소 3시간씩, 총 240시간 가량 의사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여기에 3선 이상 다선 의원 중 일부도 자발적으로 토론에 나설 것으로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만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열흘 이상 법안 처리를 늦추겠다는 전략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 법안들의 부당함과 문제점을 국민께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간 노란봉투법 입법 추진에 미온적이었던 민주당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당 산하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노동자 손배소 피해 당사자 및 가족과의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 활동 도중 사측으로부터 부당하게 과도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이다.

방송 3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임 문재인 정권 당시 민주당은 공약이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정권이 바뀐 이후 공영방송을 향한 보수 정권의 압박이 거세지자 입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여야 간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지만 결국 쟁점 법안 처리를 앞두고 재차 국회 분위기가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