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후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낙동강 녹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후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낙동강 녹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낙동강네트워크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으로 생긴 보로 인해 낙동강에 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 발생이 잦은 가운데, 환경단체는 지난여름 낙동강에서 3.7km 떨어진 아파트 실내의 공기에서도 녹조 독소가 검출되었고, 가을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후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발표를 통해 "낙동강 유역 2년 연속 발암물질·생식독성 마이크로시스틴 에어로졸화가 확인했고, 이는 미국 강 비교 최대 300배 넘는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과 함께 진행되었다.

낙동강에는 남세균이 대규모 번성하면서 녹조를 일으키고, 그 속에는 간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2016년부터 낙동강 녹조로 인한 수돗물에 이어 2021년 채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고 밝혀 왔다.

공기 중 독성 물질 검출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환경단체는 2022년 9월 낙동강에서 1.1km 거리에 있는 아파트 실내 공기에서 유해 남세균·남세균 독소의 에어로졸이 나왔다고 했다. 당시 환경부는 "연구 용역 중이나 인체 영향 크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낙동강네트워크는 올해도 낙동강 주변 주택지에 대한 공기 조사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낙동강 직선거리 3.7㎞ 떨어진 양산의 한 아파트 실내 측정값은 마이크로시스틴 0.61ng/㎥였다.

이를 언급한 환경단체는 "낙동강에서 직선거리 10m 떨어진 공원이 있고, 3.7㎞ 구간은 주거 밀집 지역이자 다수의 초등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과 노인회관, 대형 병원이 있다"라며 "성인은 물론 미래세대와 사회적 약자까지 녹조 독소 에어로졸 위험에 노출"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남서풍 영향으로 낙동강에서 양산 방향으로 바람이 불었다"며 "대조하기 위해 측정했던 낙동강 직선거리 12㎞에서는 3차례 모두 불검출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는 "이번 측정에 참여한 한 가정에선 9살과 6살 쌍둥이를 키우고 있었다. 해당 집의 엄마는 '지금 10살이 안 된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녹조 독소에 노출된 채로 자라나고 있었다'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가을철 녹조도 심각하다. 환경단체는 "10월 12일 낙동강 상류 영주댐 인근 마을 앞에서 채수해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3318.38ppb와 2656.15ppb였다"라며 "이는 미국 환경보호국(EPA) 물놀이 가이드라인(8ppb)의 각각 414.8배, 332.02배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낙동강 배후습지인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에서도 공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 10월 27일 주남저수지 측정 결과, 마을회관 주변 농수로에서 1.24ng/㎥, 10월 31일 우포늪 측정 결과 대대제방 지점에서 0.45ng/㎥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은 철새 도래지이자 많은 시민이 찾아 야외 활동을 벌인다는 점에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낙동강 공기중 녹조 독성 조사.
 낙동강 공기중 녹조 독성 조사.
ⓒ 낙동강네트워크

관련사진보기


낙동강네트워크 등 단체는 회견문을 통해 "해외 연구 결과 남세균이 초미세먼지에서 검출됐고, 남세균 발생이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라며 "물, 먹을거리, 공기는 생명 유지의 필수 조건이다. 이들이 유해 남세균으로 오염되고 있다. 예견된 환경재난의 사회재난화 증거가 거듭나오는 상황에서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한 이들은 "낙동강 보 수문개방과 자연성 회복은 세계적인 흐름이자, 우리가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 방법이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민·학·관 위원회 구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 흐르지 못한 강의 슬픔은 결국 우리 국민을 병들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창근 대한하천학회장 겸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낙동강에는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분포 지역에 최대 8600ppb가 검출되었고, 미국의 수상레저 기준 8ppb임을 감안하면 약 1000배를 초과한 상태이다"라며 "이런 녹조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한 결과, 쌀과 채소 등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었고, 낙동강을 원수로 하는 수돗물에도 독성물질이 검출되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환경부의 녹조 정책에는 움직일 수 없는 지침이 있는 듯하다. '보 수문개방 불가'라고 합리적 의심을 해 본다"며 "지금 낙동강에는 독성물질을 품고 있는 녹조 창궐이 시작되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주민들이 먹는 물이기 때문에 환경부는 상식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낙동강을 흐르게 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는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장 등이 참석했다.
   
낙동강 유역 녹조(유해 남세균) 조사.
 낙동강 유역 녹조(유해 남세균) 조사.
ⓒ 낙동강네트워크

관련사진보기


 

태그:#낙동강, #녹조, #마이크로시스틴, #공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