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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7월 28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신림 흉기난동" 조선 검찰 송치 지난 2023년 7월 28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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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피해자인 김모씨는 힘든 여건에서도 대학에 진학하고 주간에는 공부하고 야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집안의 가장 역할을 맡았다. 재학 중인 학교에서 한 시간 거리의 집을 알아보던 중 일면식도 없던 조선에게 18회에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중략)… 저도 대학생 시절 신림역 인근에 살았다. 사건이 발생한 인근 (신림동) 먹거리 타운에도 자주 갔다. 백주 대낮에 도심 한복판에 나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이 퍼졌다. 서현역 흉기난동, 신림역 살인예고 글 등 모방 범죄가 폭증해 시민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줬다. 사회적 비용 낭비 극심하다. 엄벌에 처해 우리 사회에 경종 울려야 한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32-2부(재판장 조승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조선씨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박세혁 검사가 구형 이유를 설명하며 한 말이다. 박 검사는 해당 발언을 이어가며 감정이 격해져 재판정에서 이례적으로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조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피고인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분들께 사죄하고 싶다. 아무 이유도 없이 고통을 받았다. 죄송하다"라면서도 "정신이 불안해지면서, 폭력적인 강박증이 일어나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끔찍한 죄를 지었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을 위해 미리 준비한 종이를 보고 읽었지만, 말이 끊기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조선, 기존 진술 번복... '정신적 피해망상' 주장

이날 검찰은 지난해 조씨가 직접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의 한 구절을 법정에서 직접 읽으며 조씨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반성문에 "망상에 빠져 역겨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조금이라도 감형해 주세요, 정말 감형 한번만 도와주세요"라고 썼는데, 검찰은 "반성문에 감형 문구를 기재한 살인 피고인을 처음 본다"라고 질타했다.

이날 조씨는 피고인 신문에서 경찰과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하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범행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씨의 발언이다.

"밖에 나왔을 때도 누구를 해치려고 한 게 아니다. 나를 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식당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전부 저를 쳐다보고 그때 정신이 이상해지면서 나를 살인범으로 만들고, 어디선가 나를 죽이고 잡으러 갈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이상해졌다. 그 이후로부터 흉기를 찾기 시작했다."

이어 조씨는 "휴대전화가 해킹으로 원격 조종되면서 내 위치를 파악해 불상의 남자들이 화살 같은 것으로 나를 쏘려고 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검사가 피해자를 살해한 순간을 묻자 얼굴을 구기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 몸이 갑자기 움직였다"라고 답했다.

앞서 조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열등감이 폭발해 행복해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고 싶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는 자신의 진술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라며 "그냥 얘기하라는 대로 맞춰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제대로 된 진술을 못 했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조씨의 변호인은 정신감정 결과를 언급하며 "평소 반사회적 성격을 지녔고, 사건 2~3일 전부터 피해망상이 이어져 왔다"라며 "사건과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감정한 결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회신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오후에 조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씨는 지난해 7월 21일 낮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곳에서 22세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후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절도),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또 지난 2022년 12월 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태그:#조선, #신림동,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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