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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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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1일 오후 8시 25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면충돌일까, 약속대련일까? 

21일 오후, 급기야 여권 주류 인사들이 한동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채널A 보도가 나왔다. 이 직후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용 의원은 2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 기사 하나를 공유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공천 논란에 실망, 한 위원장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공천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용 의원은 하루 전 "FL(First lady의 약어, 김건희 여사)이 받은 것도 아니고 최재영이 그냥 던져주고 간 것에 불과해 사과의 대상조차 될 수 없음", "사과를 하는 순간 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는 유튜버의 글도 단체방에 올렸다.

용산의 기류도 변함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언론과의 전화 통화 형식을 빌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재작년에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구입 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촬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첫 입장표명에서 여전히 '몰카 공작'이라는 태도를 견지한 셈이다. 

한동훈 발언 뒤... 움직이기 시작한 용산과 복심
 
ⓒ 최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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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러한 반응들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 18일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두고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뒤 쏟아지고 있다. 이미 조짐은 있었다. 발언 하루 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의혹과 관련해 수도권과 TK(대구경북) 출마자의 인식 차이가 있다'는 김경율 비대위원에게 "특정 지역 관련 발언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경고 신호를 보냈다. 같은 날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는 긴급히 만나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을 논의했다고도 알려졌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도착한 김건희 여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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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통령실의 완고한 입장 표명에도 여당 안에선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이대로 내일이 총선이라면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며 "이 상태로 가면 수도권의 많은 지역이 탈환하지 못하는 험지로 남게 된다"고 썼다. 이어 "위기일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위기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다시 한 번 직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건희 리스크' 대응 문제였다. 
 
"첫째, 제2부속실 설치와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둘러야 합니다. 전향적 언급을 넘어 속도감 있는 실천으로 뒷받침되어야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른바 명품가방 사건에 대해 진정 어린 입장 표명이 불가피합니다. 이 사건은 정치공작의 함정으로 비롯된 것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진솔한 입장표명으로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어나가야 합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도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재차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될 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상대방의 몰카 공작이었고, 맞고, 그거대로 처벌해야 될 일"이라면서도 "국민들은 각자에게 요구되는 어떤 도덕적인 수준이 있고, 영부인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기대치가 있는 건데 그걸 무너뜨린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몰아치는 야권... 이준석은 "서로 다른 팀인 척"

야권의 공세는 계속 몰아치고 있다. 강선우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한동훈 위원장, '아쉽다, 걱정할 만하다'는 말로 '김건희 호위무사' 할 꿈도 꾸지 마시라"며 "철저한 조사와 수사로 명명백백히 밝히면 될 일"이라고 논평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을 향해 "김건희 여사 사건의 본질은 뇌물 수수인데 불법촬영으로 호도한다"며 "핑곗거리가 있으면 뇌물을 수수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초유의 불법촬영'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초현실적"이라며 "한동훈 위원장의 기괴한 논리와도 짜맞춘 듯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디올백' 의혹의 핵심은 누가 봐도 김건희 여사의 뇌물 수수 내지는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라며 "촬영이 불법이냐 아니냐는 다른 문제라는 걸, 검사 출신이 즐비한 대통령실이 모른 척하는 건 그야말로 기괴한 일이다. 그동안 뇌물 받은 공직자는 왜 처벌했나. 정말 작작 좀 하자"고 일갈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처럼 보이는 상황이 '약속 대련'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이용 의원이 공유한 것과 같은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음식점에 주방은 하나인데 전화 받는 상호와 전화기가 두 개 따로 있는 모습으로 서로 다른 팀인 척 해서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초록은 동색"이라며 "이런 것보다 개혁으로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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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석열, #김건희, #명품가방의혹, #한동훈, #김건희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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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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