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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백선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백선기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류희림 위원장 박사 학위 논문 지도교수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백선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백선기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류희림 위원장 박사 학위 논문 지도교수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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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소속 선거방송심의위원의 '셀프민원'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백선기 선거방송심의위원장이 심의위원들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을 내려 논란이다. 일부 선방위원을 둘러싼 '셀프민원' 의혹을 덮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다(관련기사: '셀프민원' 고발에도 변함없는 선방위... 위원장은 "기자 연락 조심하시라" https://omn.kr/27j0h).

백선기 선방위원장 "언론접촉 마라" 재차 강조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스승인 백선기 선거방송심의위원장은 지난 22일 제7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정기회의를 시작하면서 "시작 전에, 위원님들 여기저기 전화받고 그러시는 것 없나"라고 물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부는 지난 20일 권재홍, 최철호 등 선거방송심의위원들이 보수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활동을 하면서, 공언련이 낸 민원을 심사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이들을 고발했다. 

백 위원장은 "선방위에서 그런 것들을 잘 보호해달라"면서 "저는 갑자기 기자가 연락을 해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나, 제 전화번호가 알려진 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했다, 위원님들도 접촉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조심하시면서"라고 위원들에게 언론 접촉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21일 <오마이뉴스>는 셀프민원 의혹에 대해 백 위원장이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한 단독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관련기사: 선방위 '셀프민원' 의혹도 덮나... 백선기 위원장 "개인적인 일" https://omn.kr/27idl). 

그는 회의를 한차례 정회한 뒤 속개하는 자리에서도 '언론접촉금지'를 거듭 당부했다. 백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행동은 안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오늘 방청석에 있는 어떤 언론사와도 접촉을 안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접촉 막을 권한, 위원장에겐 없다"

심의위원들이 언론사 기자들과 접촉하는 행위는 법이나 규정에 저촉되는 일이 아니다. 또 위원장에게는 언론 접촉 금지를 지시할 재량이나 권한이 있지는 않다. 선거방송심의위원을 비롯해 방송심의위원들은 그동안 기자들과 접촉하면서 방송 현안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공식회의 석상에서 입장 표명이 어려울 경우, 위원들이 별도로 기자회견을 여는 경우도 있었다. 

이같은 백 위원장의 '언론접촉금지령'에 전직 심의위원들은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유진 전 방송심의위원은 "위원들이 언론사 기자와 접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면서 "위원장이 개별 위원들의 언론사 기자 접촉을 막을 권한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정민영 전 심의위원은 "심의위원은 독립적인 자기 의견을 가지고 심의를 하는 것이고, 기자 취재에 응하는 것은 개별위원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위원회라는 형식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일" 이라고 밝혔다. 

백선기 위원장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한 '언론학자'다. 국민알권리를 위한 취재에 대해 이처럼 적대적으로 나오는 것은 언론학자로서 해야 할 태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언론 접촉을 차단하는 것은 투명성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특히 언론학자인 위원장이 이런 조치를 한 건 유감이다, 언론학자라면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현재 선거방송심의위원에 대해 문제가 지적되는 것은 공정성 문제이고, 위원들의 과거 배경이 현재의 심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해 기자가 취재하는 것을 위원장이 나서 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셀프민원 의혹 당사자들, 여전히 심의 계속

이날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셀프민원' 의혹의 당사지인 권재홍, 최철호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여러 건의 방송 심의 안건을 처리했다. 김건희특검법 논란을 다루면서 김건희 '여사'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SBS 측에 행정지도를 내렸고, 윤석열 대통령의 종부세 발언을 비판한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해선 법정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MBC 관계자가 윤대통령 발언은 선거보도와 관련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두 위원들은 모두 선거와 관련 있는 주제라고 주장하면서 MBC 법정제재에 한 표를 던졌다. 
 

태그:#선거방송심의위원회, #백선기, #셀프민원, #류희림,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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