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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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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시장은 3.1절인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달빛철도 축하행사 차 광주를 가보니 김대중 전 대통령 업적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며 "대구에는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박 전 대통령 업적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 참 유감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구·광주가 달빛동맹으로 서로 힘을 합치고 있는 마당에 대구·광주를 대표하는 두 정치 거목들의 역사적 화해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참 많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은 어떠할지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대구경북에서 기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이는 홍 시장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등이 주축이 돼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박동추)'를 출범하고 동대구역 광장이나 대구 시내 중심가인 반월당네거리에 동상을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박동추 공동위원장에는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6명이 이름을 올리고 김범일·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김문수 대통령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대표 등이 고문을 맡았다.

추진단장을 맡은 김형기 명예교수는 홍 시장의 동상 건립 주장에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는 것을 제1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홍준표 시장의 검토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현재 동상모형 제작이 1차 완료되고 수정보완을 위한 검토 단계에 있다"며 "박동추는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홍 시장을 면담해 그간의 추진상황을 전달하고 동상건립을 위한 민관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7주년이 되는 오는 11월 14일 동상 제막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지난해 11월 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6돌 숭모제 및 기념행사'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일을 기념하는 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민단체 "시대착오적 발상 즉각 중단해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있는 박정희 동상. 높이가 5M에 이른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있는 박정희 동상. 높이가 5M에 이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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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홍 시장이 총선을 앞두고 독재자의 동상을 광장에 세우겠다고 하는 것은 시민들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정희는 독재자로서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도 "홍준표 시장의 독선, 일방적인 행정 등이 여실히 드러나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고도의 정치적 포석이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지만 이런 문제로 또다시 소모적인 이념 논쟁이나 지역사회의 갈등을 야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홍준표 시장이 이미 박정희에게는 분명히 과가 있다고 인정한 바가 있다"며 "기습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발표하는 건 상당히 불쾌한 행동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4일 논평을 통해 "하필이면 왜 이 시기에 동대구역 광장이 '박정희 광장이 되어야 하는가"라며 "명칭을 바꾸고 동상을 세운다면 두고두고 흉물 논란에 비웃음거리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장면 정부의 산업개발위원회가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시작한 일"이라며 "박정희의 혜안에서 나온 계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압살은 이미 적나라하게 밝혀져서 더 말할 것이 없다"며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암살된 아버지 대통령과 최초로 탄핵된 딸 대통령의 헌정 유린을 기린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홍준표 검사에게 임용장을 준 것이 박정희가 총애했던 전두환인 것을 보면 결국 두 번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두환 노선을 따라가겠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대선을 준비하는 홍준표 시장의 향후 가도가 심히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태그:#홍준표, #동대구역, #박정희동상, #박정희광장,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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