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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식물원에 핀 꽃
 아열대 식물원에 핀 꽃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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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이 몸을 움츠러들게 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차갑고 회색빛이었던 거리는 한가로운 햇빛과 녹색의 푸르름으로 단장했다. 굵고 거친 외피로 무장한 채 모진 한파를 이겨낸 나무도 숨겨두었던 속살을 드러내려 준비하고 성질 급한 새순은 고개를 불쑥 내민다. 개나리를 담듯 노란색 옷을 입은 아이들의 웃음과 진달래의 수줍은 분홍색으로 치장한 사람의 옷차림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집 근처 전주 정원 문화센터도 긴 겨울을 지나고 새봄을 맞이했다. 겨울나기에 성공한 야자수와 열대 식물의 푸르름은 변함없고 화려한 채색으로 물든 꽃은 지상 화원을 연출한다. 한파를 이겨낸 정원 문화센터는 2월부터 반려 식물 만들기, 식물 클리닉, 도자기 화분 만들기, 정원 식물 쉽게 그리기, 나무수국 전지 전정 등의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마음에 생명력과 훈훈함을 전해 주었다.

3월 들어 정원문화센터는 본격적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실외 정원 및 아열대 식물원 소개와 산책을 통해 진행되는 정원 치유 프로그램과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화분으로 재탄생시키는 탄소중립 실천 수업을 위한 반려 식물 만들기를 하고 있다. 

하다 보니 좋아지는 일도 있다... 내집 주변 'OO동 주민센터 교육' 찾아보기    
 
테라리움
 테라리움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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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과 식물을 소개하고 정원이 가지는 문화와 역사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 전문 문화 특강, 관목과 낙엽 교목 중심의 정원 유지관리에 필요한 전지 전정 교육과 초록 정원사 교육도 한다. 우리 주변의 자연과 정원 속 자연을 활용해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아 갈 수 있도록 정원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양성 과정인 놀이 정원사 교육도 운영한다. 전문가 과정인 국화 분재 만들기와 정원 코스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도 추가되었다.

특히 새롭게 준비한 정원 코스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은 도서관과 정원 문화센터가 협업으로 이루어 낸 결과이다. 매월 2 · 4주 토요일 오후 서학 예술 마을도서관과 학산 시집도서관을 탐방하고, 정원 문화센터에서 반려 식물 만들기를 통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만족감을 높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오감 만족과 효율성이 큰 프로그램이 현실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각 부서의 열린 마음과 관련 당사자의 노력과 희생으로 얻어진 성과가 분명하다. 주민들에게 좀 더 나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힘쓰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타지인도 참가 가능한 정원 코스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은 전주 시립 도서관에 사전 예약하면 된다.

꼭 정원문화센터가 아니라도, 집 근처 주민센터에는 무료거나 저렴한 비용에 질 좋은 교육들이 많다. 'OO동(사는 곳 검색) 주민센터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온라인에 검색하면 신청 가능한 교육 목록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주변 센터 방문과 교육을 통해,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의 빠름에 잠시 마음의 쉼과 되돌아 봄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유칼립투스 리스
 유칼립투스 리스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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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약 9개월 동안 총 19회기 교육 일정의 국화 분재 만들기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걷기와 등산 외에 별다른 취미가 없는 나에게는 생소한 일이었지만, 일상의 무료함에 흥미로움을 가져다줄지 모르는 새로운 취미 만들기에 도전했다.

좋아서 하는 일도 있지만 하다 보니 좋아지는 일도 있지 않는가? 거대한 나비효과는 아니라도 잔잔한 바람으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국화 분재 만들기 첫 시간에 강사님은 "기쁜 마음으로 국화 분재 지식을 전하고자 한다"라며 교육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분재에 관해 초짜가 9개월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과정에 동참해서 얻는 즐거움은, 전문가의 자격을 넘어 즐기는 자의 모습으로 남는 것은 틀림없다. 생생한 봄, 나는 국화 분재 만들기의 꼬드김에 넘어가기로 했다.

생명이 꿈틀대는 이 봄. 젊은 시절 느꼈던 가슴 설렌 봄바람은 아닐지라도 계절의 유혹에 빠져보면 어떨까? 모난 욕망이 아니라면, 하고 싶고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경험은 삶의 또 다른 기쁨으로 다가올 것이다.

수 스튜어트 스미스는 <정원의 쓸모>에서 "정원이 제공하는 안전한 물리적 공간은 정신적 공간 감각과 고요함을 안겨주어서, 그곳에서 자신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다"라며 정원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다.
 
정원 도서관
 정원 도서관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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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정원 문화센터는 4월에도 예외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방문자를 유혹한다. 정원 특강, 아름다운 정원 탐방, 북 토크, 놀이 정원사, 베란다 정원 만들기, 나만의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야자수와 열대 식물, 그리고 아직은 어린 바오밥나무baobab tree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원이 선물하는 생명 가득한 공간에 몸을 맡겨보고, 잠깐의 멈춤과 정서적 안정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전주 정원 문화센터의 프로그램 신청은 매월 15일-25일 사이에 인터넷 예약을 받는다.

이 봄이 가기 전에 문화센터의 달콤한 유혹에 몸을 맡겨보자. 정원 문화센터가 주는 생생한 활력이 다가올 무더운 여름을 스치듯 지나게 할지 모를 일이다. 

태그:#봄, #정원문화센터, #정원, #식물,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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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을 정년 퇴직한 후 공공 도서관 및 거주지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도서관 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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