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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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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기존 후보 명단을 조정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회의원이 공개 반발을 하자 이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관련기사: 비례공천 반발 이철규 "한동훈, 이재명과 뭐가 다르냐" https://omn.kr/27whc). 하지만 당선권 순번 내에서는 큰 변화 없이 소수만 재배치된 '미세조정'에 그쳤다.

이 의원의 요구가 근본적으로 수용되지는 않은 모양새라, 윤석열 대통령을 위시한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여당 신주류 사이 갈등이 여기서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이철규 의원 본인은 극구 부인했지만, 이 의원의 요구는 사실상 용산, 그것도 윤 대통령의 요구라는 평이 다수이다.

국민의미래는 지난 20일 늦은 오후, 심야 회의를 거쳐 새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국민의미래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제22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재의결했다"라며 "이미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하였으며, 직역별 대표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일부 순위를 조정"했다고 알렸다.

당선권 내 조정은 2명에 그쳐... 나머지는 사실상 당선권 밖

조배숙 전 전라북도당 위원장이 13번에 배치되며 '호남 배려'의 혜택을 받았다. 호남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거나 아예 명단에 오르지도 못하자, 지역 당협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왔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광주시당 당직자와 당원 30여 명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까지 찾아와 "시정하지 않으면 총선 선거운동을 더 이상 하기 어렵다"라고 '후보 사퇴'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골프 접대 문제로 징계를 받은 이력이 뒤늦게 확인되어 공천이 취소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서기관 자리는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대신하게 됐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부터 당에 기여해 온 당직자 출신 인사를 기존 23번에서 당선 안정권이라 볼 만한 17번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여기까지였다. 사실상 당선권이라 볼 수 있는 20번 안에서의 변화는 단 2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총 11명의 순번이 조정됐지만, 나머지 9명은 모두 20번 밖이었기 때문에 현재의 선거 구도와 여론 추이 속에서는 당선이 어려워 보인다.

예컨대, 임보라 전 당무감사실장(23번), 서보성 전 대구광역시당 사무처장(24번)은 약간 앞으로 가는 데 그쳤다. 새롭게 명단에 오른 김영인 전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제일 끝자리인 30번에 머물렀다.

뒤로 간 인사도 문제다. 기존 13번에 배치됐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21번으로 밀렸다. 이철규 의원의 뒤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은 가운데, 공개적으로 요구한 '호남 배려'를 1명 받는 대신, 이를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과 맞교환한 모양새이다. 강 전 행정관은 특히 부친이 강훈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법률비서관)이라는 사실이 회자되며, 소위 '아빠 찬스' 논란마저 불거졌다.

당에서는 '당직자' 배려를 강조했지만, 김민정 전 보좌진협의회장(27번)은 오히려 2계단 밀렸다.

이철규 요구안 '핵심 인사'들 빠져... 문제제기 인사는 그대로
 
한동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중앙선대위 띄운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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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철규 의원이 핵심적으로 요구했던 인사들은 이번 재조정에서도 빠졌다. 24번에 배치되자 이에 반발하며 후보직 사퇴를 알린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의 이름은 아예 보이지 않게 됐다. 검찰 수사관 출신 주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20년 지기'로 유명하다(관련기사: '윤 대통령 측근' 주기환 비례 후보 사퇴...'24번 배치' 공개 반발 https://omn.kr/27v98).

윤석열 대통령이 즐겨 보며 눈에 담아뒀다는 보수 성향 유튜버 출신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내시십분'의 김영민 당 디지털정당위원장, '따따부따'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은 끝내 비례대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이철규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던 한지아 비상대책위원(11번),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15번)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친윤' 이철규 의원과 '친한' 장동혁 사무총장 사이 공천을 두고 벌어졌던 대리전이 이철규 의원이 직접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거명하는 지경까지 확전됐지만, 결과적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 측의 승리라는 해석이 나온다(관련기사: '찐윤' 이철규 공개 반발... 비례대표 공천, 2차 당정갈등? https://omn.kr/27vi6). 용산 대통령실의 불편한 기류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정 갈등이 이대로 한 비대위원장의 승리로 매조질지, 용산의 반격 카드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 등록일은 21일부터 22일까지이다.  

태그:#국민의힘, #국민의미래, #공천갈등, #위성정당,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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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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