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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출퇴근 길에 보면 유세하는 차량과 운동원들로 인해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길거리에서 손 흔들고 인사 잘한다고 그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게 아닐텐데 어찌 저럴까 싶기도 하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선거철만 되면 어서 빨리 끝났으면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출마한 입장에서는 한번이라도 더 이름을 알리고 싶은 심정일테지.

근무지인 유치원에 출근해서 복도를 지나가다가 유리창에 붙어있는 재미있는 활동지를 발견했다. 7세반 교사가 진행하는 그 반만의 특색 활동으로 꼬마 선생님을 선출하는 선거 공약을 내건 포스터였다. 지금이 선거철이니 아이들에게도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관해 알려주기 위해 진행하는 활동으로 짐작되었다.

담임에게 물어보니 인터넷에 교육용으로 제작, 배포된 포스터가 있단다. 이 중에서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원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단다. 글씨를 쓸 수 있는 친구들은 직접 쓰고, 글쓰기가 어려운 친구들은 담임이 도와주었다고 했다.
한 명, 한 명 정말 재미 있는 공약과 구호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기호 1. 바르당
1번을 뽑아주세요! 00가 시작합니다!
친구들의 건강을 책임지겠습니다.

기호 2. 약속지킨당
우리반 약속 실천! 00이 해냅니다.

기호 3. 무소속.
친구들을 위한 딱 맞는 도움을 주겠습니다.
1. 우유를 가져다주겠습니다.
2. 친구들을 도와주겠습니다.

기호 4. 사랑한당
오직 친구들을 위해 / 정리할 때 힘들지 않게 도와주겠습니다.

기호 5. 무소속
밥을 잘 먹도록 돕겠습니다

기호 6. 무소속
약속은 꼭 지키는 어린이의 3가지 선거 공약!
1. 선생님 말 잘 듣는 우리반을 만들겠습니다.
2. 친구들을 돕겠습니다.
3. 정리정돈을 잘하겠습니다.

기호 7. 날개 없는 천사당
우리반의 든든한 일꾼!!

기호 8. 양보와 배려당
1. 밥 잘 먹겠습니다.
2. 같이 놀겠습니다.
3. 휴지를 잘 줍겠습니다.
우리반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기호 11. 행복하당
1. 줄을 잘 서도록 돕겠습니다.
2.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풍요로운 우리반 00이 해냅니다!


공약을 살펴보면 어떤 아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어떤 아이는 전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혹은 어떤 아이는 실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나름, 고민하고 결정했을 것으로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출마하고 싶지 않아서 기권한 아이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 모두가 다 꼬마 선생님(국회의원 혹은 대통령)으로 나오면 유권자(국민)는 누가 하겠니! 출마하는 것도 자유의사에 의한 것이어야지.

여기서 잠깐! 지금 선거철이라 민감할 수 있지만, 포스터 내용을 지나치게 세세히 파고들거나 행여나 정치적으로 해석하진 않길 당부드린다. 아이들의 교육적 활동이었으니 아, 유치원에서 이런 활동도 하는구나, 정도로만 이해해주시길 거듭 당부드린다. 이 기회에, 기본적인 포스터 폼을 만들어서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신 고마운 분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꼬마들의 공약을 보고 투표를 하듯이, 어른들의 공약도 잘 살펴보고 투표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8번 꼬마 출마자의 구호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2024 선거에 꼭 투표 참여하세요!"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러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유치원, #선거, #투표, #꼬마선생님,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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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와 동화를 쓰는 아동문학가입니다. 일상이 기사가 될 수 있다는 표현이 매우 마음에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는데 기자회원이 되면 더욱 활발한 블로거가 될 것도 같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글을 써서 업로드 하는 회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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