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휘의 "샤이를 마시며"

당신은 내 작은 샤이 잔이 넘치게 따랐지요
한 잔 마시고 나면 다시 새 잔에 넘치게 따랐지요
맨발의 아이들이 뛰노는 골목 까페에서
붉은 노을에 샤이는 피 빛처럼 곱고 뜨거웠지요
아잔 소리마저 쓸쓸히 들리는 석양의 바그다드에서
당신의 마음은 뜨거운 샤이처럼 내 잔에 넘쳤지요



이 먼 사막나라까지 달려와 줘서 고맙다고
좋게 만나야 하는데 이렇게 만나게 한 저들이 밉다고
언젠가 좋은 날이 오면 이년생 양고기 한 번 굽자고
당신은 담배 연기 날리며 또 샤이를 넘치게 따랐지요
아잔 소리마저 쓸쓸히 들리는 석양의 바그다드에서
당신의 마음은 뜨거운 샤이처럼 내 잔에 넘쳤지요



- 박노해 시 '샤이를 마시며' 작곡. 노래 손병휘

| 2008.01.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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