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들자 역의 배우 이미숙이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들자 역의 배우 이미숙이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 이정민


'변화무쌍'. KBS 2TV <사랑비> 속 청순가련 김윤희와 JTBC 새 월화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 속 억척엄마 들자를 한 해에 소화해 낸 배우 이미숙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까.

'엄마 연기 5년차'라고 말하는 그지만, 한껏 멋을 냈지만 촌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에 바나나 우유를 쪽쪽 빨아가며 사돈이 될 집을 탐색하는 화면 속 들자를 보고 있자면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23일 <우결수> 제작발표회에서 이미숙은 "천편일률적인 어머니상은 싫다"며 "나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번 변신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은 멋을 냈지만 남들이 보기엔 촌스럽고 싶었다"

이미숙은 들자를 두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멋과 철학과 삶의 지혜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를 위해 이미숙은 일단 외양에 변화를 줬다. 찰랑거리던 생머리를 사정없이 볶았고, 우아했던 화장법도 180도 바꿨다.

이미숙은 "극중 화장품 가게를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들자의 멋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에 고정됐다고 설정해 일부러 색조화장을 짙게 했다"며 "누가 봐도 '어머, 저 여자네' 싶을 정도로 자신은 멋을 냈지만 남들이 보기엔 촌스럽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살아온 부분을 보여주기 위한 외형"이라는 게 이미숙의 설명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들자 역의 배우 이미숙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들자 역의 배우 이미숙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대사를 다루는 톤에도 변화가 있어야 했다. 고심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속사포와 같은 말에 한없이 높아가는 목소리. 이미숙은 "이렇게 억척스럽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생각대로 살려면 모든 게 활동적일 것이라 생각했다"며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말이 나오는 엄마면 어떨까 해서 대사를 빨리 말하는 것과 동시에 소리를 키웠는데,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득음하겠어요. (웃음) 나중에 가수가 될 정도예요. 김윤철 감독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신을 다 찍어야 해요. 소위 말하는 '잘라서 간다'(한 신을 나눠서 촬영하는 것을 뜻함)는 게 있을 수도 있는데, 우리는 아니에요. 한 번 (대사가) 끊기면 흐름이 무너질 것 같아 톤 다운도 없이 주르륵 대사를 해요. 일할 맛은 굉장히 나죠. 즐겁게 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연기를 안 하고 있으면 어디 가서 노래하고 있는 줄 아시면 될 거예요. (웃음)"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겠나"

이렇게 변화를 준 덕에, 들자는 화면 안에서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 들자는 극중 가장 억척스럽고 속물스러운 인간으로 그려진다. 첫째 딸이 유부남 성형외과 의사와 바람을 피우는 현장에 들이닥치는 것과, 둘째 딸이 탐탁지 않은 사윗감과 함께하는 현장에 들이닥치는 것을 두고 "첫째는 붙여 놓으려고 들이닥쳤고, 둘째는 떼어놓으려 한 것"이라고 구분하는 그의 '통찰력'에는 경외감마저 들 정도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김윤철PD, 배우 김진수, 김성민, 정애연, 정소민, 성준, 이미숙, 한그루, 김영광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jtbc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제작발표회에서 김윤철PD, 배우 김진수, 김성민, 정애연, 정소민, 성준, 이미숙, 한그루, 김영광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그런 들자를 두고 "누구에게나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애착이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살아왔던 것보단 더 잘 살았으면 하는 욕심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미숙은 이미 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마친 듯했다. 이미숙은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겠나"라며 "자신의 생각들을 다 풀어내지 못해서 현대인들이 화병에 걸리는  건데, 들자는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매력 있다"고 말했다.

<우결수>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찍은 김윤철 감독과 김수현 작가의 제자이자 KBS 2TV <사랑과 전쟁>을 쓴 하명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그런 만큼 "연애는 연습 삼아 해 보는 거고, 결혼은 현실"이라고 일갈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타도 서슴지 않는 들자를 통해 사랑과 결혼, 그리고 현실의 이야기를 통렬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숙은 "자녀의 결혼을 앞둔 어머니들이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 그 해답이 우리 드라마 속에 있을 것 같다"며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29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이미숙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우결수 JTBC 사랑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