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맨발의 친구들>이 11월 중 폐지될 예정이다. MC 강호동은 '집밥 프로젝트'를 통해 이른바 '먹방'을 선보였다.

SBS <맨발의 친구들>이 11월 중 폐지될 예정이다. MC 강호동은 '집밥 프로젝트'를 통해 이른바 '먹방'을 선보였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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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천하장사 강호동이 자존심을 구겼다.

강호동이 진행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발의 친구들>)이 11월 중순 전격 폐지된다. 강호동을 비롯해 은지원, 유이 등 출연진은 지난 2일 마지막 녹화를 마쳤다.

안타깝다. 그러나 예상했던 결과다. 초심의 기획은 흐려지고 내용은 산으로 갔다. 당초 <맨발의 친구들>은 동남아 고생 투어를 기획했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주제를 바꿨다. 뜬금없는 다이빙 도전에 이어 집밥 프로젝트를 새로이 기획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다. 집밥 프로젝트는 위화감을 조성했다. 배우 김나운, 모델 홍진경, 요리연구가 이혜정 등의 휘황찬란한 집 자랑, 음식 사업 간접 홍보 등이 거슬린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적지 않았다.

또 '연예인 집밥은 곧 건강식'이라는 구호도 무리가 따랐다. 연예인들이 거대한 냉장고에서 갖가지 음식을 꺼내 '이 정도 수준이 되어야 건강식'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문제는 밥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준비한 음식 대부분이 나트륨 과다섭취가 우려되는 젓갈류로, 건강식이라는 공감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맨발의 친구들>이 거창하게 내세운 주제가 강호동 시절 <1박2일>의 '부속 게임'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강호동의 식욕을 돋우는 먹기 방송, 이른바 먹방은 이미 강호동이 <1박2일> 때 전국 각지를 찾아가 자주 보여줬던 특기다.

<1박2일>에서 강호동은 종일 굶은 뒤 밥을 먹었다. 그래서 그의 "진짜 맛있다"는 한마디에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됐다. 반면, <맨발의 친구들> 집밥 프로젝트에서는 의무적인 식사로 보였다. 배고픔 속 허겁지겁 먹기보단 사무적 먹방 느낌이 짙었다.

강호동의 <1박2일> 하차가 두고두고 아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호동은 SBS <맨발의 친구들>에서는 먹방을 보여줬고,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스포츠에 몰입하고 있다. 모두 <1박2일> 시절 강호동을 돋보이게 한 분야로, 예능국 제작진이 그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1박2일>은 강호동의 장점을 극대화한 '강호동 종합선물세트' 프로그램이었다.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 찰떡궁합 친구들과 전국 방방곡곡 여행하며 당사자는 물론 시청자에게도 인생의 추억을 선물했다. 쌀 한 톨 남기지 않아 복이 굴러 들어오는 먹방, 시골 강아지도 반기는 대중적 친화력, 라면 한 개와 달걀 한 알을 놓고 나영석 PD와 티격태격하는 우격다짐 협상은 원초적 재미를 선사했다.

사실상 <1박2일> 하차이후 강호동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MBC <무릎팍도사> 폐지에 이어 <맨발의 친구들> 폐지로 다시 강호동 위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MC' 유재석과 함께 예능 쌍두마차로 손꼽혔지만, 지금은 분명 유재석에 비해 부각되지 않는 행보를 걷고 있다. 강호동이 떠난 후 <1박2일> 시청률이 추락한 것처럼, 강호동 또한 <1박2일>을 떠난 후 유쾌하지만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강호동은 <1박2일>에 남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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