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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net <비틀즈 코드 3D>의 4MC 신동엽, 신동(가운데), 미르(왼쪽), 고영배(오른쪽)

Mnet <비틀즈 코드 3D>의 4MC 신동엽, 신동(가운데), 미르(왼쪽), 고영배(오른쪽) ⓒ Mnet


Mnet의 토크 프로그램 < 비틀즈 코드 3D >에는 다른 토크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MC 신동엽과 신동이 게스트에게 물어볼 질문지를 서로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시청자는 이러한 광경을 지켜보며 '도대체 질문의 수위가 어느 정도기에 저렇게들 난리지?'라고 생각한다.

'Dangerous 더 위험하고, Direct 더 단도직입적이며, Diss 더 까칠한'이라는 프로그램 오프닝 멘트를 프로그램의 본질로 삼고 있는 < 비틀즈 코드 3D >. 더 강해져서 돌아온 <비틀즈 코드>의 '3D 수다'가 화요일 밤을 진실 게임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비틀즈 코드 3D'만의 매력, 바로 '3D 검증 정거장'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토크 프로그램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도마에 오른 프로그램 중 하나는 MBC <라디오 스타>다. <라디오 스타>와 관련된 기사의 댓글에는 '제작진이 교체된 이후로 <라디오 스타>만의 독기가 사라졌다!', '<라디오 스타>가 <세바퀴>화 돼가고 있다'는 등의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한 마디로 <라디오 스타>만의 색깔이 옅어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해 12월 새로 시작한 <비틀즈 코드>의 세 번째 시즌, < 비틀즈 코드 3D >는 독하고 아슬아슬한 토크를 기다려왔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오아시스형' 프로그램이라고 명명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전 시즌으로부터 물려받은 평행이론을 게스트 조합의 키로 사용하며 프로그램 고유의 색깔을 유지한 것은 물론, 신동을 제외한 전 MC를 교체해 새롭게 지어진 세트 분위기만큼의 신선도까지 갖춘 <비틀즈 코드 3D>는 그간 여타 프로그램들에서 쉬쉬했던 내용들을 건드리며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 비틀즈 코드 3D >는 세 개의 코너로 구성된다. 게스트 간의 평행이론을 검증하는 오프닝 코너 '평행이론 검증토크'와 '먹방'을 차용한 '미스터리 휴게소',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핵심 코너라 할 수 있는 '3D 검증 정거장'이 그것이다. MC 신동엽과 신동이 아웅다웅하며 질문지를 서로에게 넘기고 받는 광경이 연출되는 코너가 바로 '3D 검증 정거장'이다.

'3D 검증 정거장'에는 세 가지 질문이 준비되어 있다. 게스트는 위험하거나(Dangerous), 직설적이거나(Direct), 누군가를 헐뜯는(Diss) 질문 중의 하나를 선택해 답을 해야 한다. 게스트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과감히 벌칙으로 '셀프디스'를 해야 한다. 신동엽과 신동의 토크 드리블 공격에 넋을 놨다가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순식간이다. 게스트들은 이 코너가 시작되면 하나같이 긴장한다.

 지난 4일 방송된 Mnet <비틀즈 코드 3D>의 한 장면.

지난 4일 방송된 Mnet <비틀즈 코드 3D>의 한 장면. ⓒ Mnet


지난 4일 방송에는 가수 나르샤, 레인보우 블랙, 빅스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 역시 3D 검증 정거장을 순탄하게 통과하기는 어려웠다. 그들을 당황케 한 질문을 보면 대강 이렇다. 레인보우의 섹시 유닛 '레인보우 블랙'에게 던져지는 위험한 질문. '1월 걸그룹 섹시 대란의 승자는 현재 걸스데이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순간 레인보우 블랙 전 멤버는 이 질문에 당황했지만 곧 당당한 태도로 '이길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서 마무리하면 < 비틀즈 코드 3D >라 할 수 없다. 두 MC는 레인보우 블랙을 더 몰아세워 그렇게 대답한 이유를 따져 묻는다. 결국 레인보우 블랙이 걸스데이보다 연령대가 높아 더 섹시하다는 '셀프디스'식의 이유를 듣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된다.

빅스가 받은 질문도 마찬가지. 그들이 받은 질문은 엑소 때문에 자신들 인기에 지장이 있지 않았냐 하는 것이었다. 잘못 입을 놀렸다가는(?) 엑소 팬들로부터 뭇매를 받을 수 있는 질문.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는 뻔해 보이지만, 이들을 몰아세우는 MC의 '깐족'과 이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게스트의 모습이 대비되며 재미를 선사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3D'하기를

'3D 검증 정거장'에 준비된 '돌직구'형 질문은 물어보는 MC의 톤에 따라 혹은 그 질문이 던져지는 분위기에 따라 어색한 기류가 형성될 수 있는 질문들이다. 그럼에도 이런 당혹스런 상황들이 유연하게 포장되는 것은 MC들의 매끄러운 진행이 탄탄히 뒷받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부터 새로 합류한 메인MC 신동엽은 전 시즌부터 죽 진행을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 프로그램의 색깔과 잘 어울린다. 신동과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그가 투입되며 '19금 토크'까지 가미되었으니 시청자가 즐길 거리는 더 많아진 셈이다.

새로운 보조 MC로 영입된 엠블랙의 미르와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의 존재감도 메인 MC 못지않다. 전 시즌의 보조 MC로 활약한 개그맨 장동민·유상무가 워낙 잘해서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나름의 지분을 야금야금 확보하며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미르가 보여준 CG활용의 좋은 예는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재밌었다.

< 비틀즈 코드 3D >의 토크는 대본보다 즉흥적인 상황에 기대는 편이다. '3D 검증 정거장'의 센 질문들만 빼면 게스트들이 크게 당황할 부분들은 없다. 오히려 MC들이 나서서 웃겨주고, 게스트는 주로 리액션을 하는 편이니 게스트 입장에서는 준비해 간 개인기와 짤막한 무대만 선보여도 본분은 다한 것이다. 귀담아 들을 정도로 중량감 있는 토크들이 아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깔깔 거리게 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MC 신동엽이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언급하며 프로그램을 '셀프디스'했는데, 그의 말마따나 '보는 사람이 적다'하더라도 볼 사람은 또 기를 쓰고 보는 프로그램이 바로 < 비틀즈 코드 3D >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지금처럼 웃겨주길 바란다. 평행이론 찾는 게 보는 것만큼 쉽겠는가? 출연자들의 노래를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믹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제작진의 정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더욱 3D하게 가자. 그것만이 < 비틀즈 코드 3D >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길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jksoulfilm.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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