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언제던가. 매일같이 얼굴 마주치는 사이에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을 하는 것은 낯설고 낯간지러울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젊은이들은 꿈을 위해 가족의 품을 떠나와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이 모이기도 어려운 때, 가족에게 마음을 표현해 보는 걸 권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다. 이 영화는 사랑이 깊은 곳에 숨어있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나온 영화다. 2013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오는 20일 극장 개봉을 앞둔 상황이다. 손병호(백원만 역)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매직 키드 마수리>의 풀잎이 한보배(백세주 역)를 비롯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이아현(고귀순 역), 여민주(로미 역), 김민기(백태봉 역)가 주연으로 나섰다.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의 아빠 백원만(손병호 분)이 구청앞에서 시위를 하고있다.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의 아빠 백원만(손병호 분)이 구청앞에서 시위를 하고있다. ⓒ (주)타임스토리


전반부는 코미디, 후반부는 감동 가족영화

<오빠가 돌아왔다>는 개성있는 캐릭터의 향연이다. 공무원들의 비리를 폭로하며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아버지, 태어나는 순간 술을 마시던 아버지가 먹던 술로 이름을 지어줬다는 딸 백세주, 탬버린이 좋아 노래방 도우미가 된 여자 등 개성이 강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심지어 잠깐 스쳐 지나가는 식당 손님마저도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에 비해 영화의 내용은 너무도 단조롭다. 폭력을 일삼는 아빠에게 신물이나 16살에 집을 뛰쳐나온 백태봉. 그가 꿈을 위해 거리의 악사로 전전하다 자신의 또 다른 가족, 로미와 뱃속의 아이 '봉봉이'를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그 이후에 벌어지는 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영화의 초반부는 가족 코미디 영화라면 후반부는 감동적인 가족 영화다. 초반부에는 스토리 라인이 약해 코믹한 캐릭터 설정이 영화를 끌어갔다.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큰 감동은 없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서 아이가 태어나면서 감동적인 가족 영화로 돌변한다. 극 중 인물들은 원래는 증오했던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더해 마음 속 깊이 숨기고 있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감동은 백태봉의 오디션 장면에서 극대화 된다. 백태봉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족의 모습들이 영상으로 표현된다. 전반부에는 마냥 투닥이기만 하던 가족의 모습이 이 한 씬을 위해 연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의 백태봉(김민기 분), 로미(여민주 분), 백세주(한보배 분), 고귀순(이아현 분)의 모습이다.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의 백태봉(김민기 분), 로미(여민주 분), 백세주(한보배 분), 고귀순(이아현 분)의 모습이다. ⓒ (주)타임스토리


촌스러운 영상, 억지스런 설정이 약점

한편 <오빠가 돌아왔다>의 영상표현은 투박하고 촌스럽기 그지없다. 2010년에 제작된 영화라 의상, 소품도 유행에 뒤쳐진다. 심지어 영화 속 자료화면으로 자주 등장하는 뉴스화면은 화질은 깨진다. 더군다나 앵커의 모습과 목소리가 싱크도 맞지 않는다.

카메라 무빙이 길어지면서 이유 없이 초점 없는 화면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신도 있다. 그 과정에서 눈은 피로해 졌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영상미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한 상업영화와 비교하면 겉모습은 초라기 그지없다.

개성 강한 캐릭터로 억지스러운 설정을 하면서 감동이 반감되기도 했다. 극 중에서 가족 간에 할 수 없을 법한 행동이 너무도 많이 벌어진다. 청년이 되어 나타난 아들이 6년 전에 아버지에게 받았던 폭력을 그대로 되갚아 주는 모습. 그리고 지켜보는 딸 백세주는 말리지도 않는다. 한 집에 사는 부자간에 서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심지어 은밀한 사생활도 훔쳐본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소소함과 따뜻함을 엿본다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다. 고독이 필수가 된 세상에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재고하고자 하는 영화의 의도는 높게 사고 싶다.

우리네 가족들은 항상 서로 미워하고 헐뜯어도 실상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있다는 것이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다. 우리가 가족을 대하는 모습이 영화 속 인물들처럼 비정상적이진 않은지, 가족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보는 영화다.

오빠가 돌아왔다 손병호 한보배 김민기 이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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