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황금거탑>의 출연진. 왼쪽부터 정진욱, 황제성, 백봉기, 이용주, 김호창, 김재우, 최종훈

tvN <황금거탑>의 출연진. 왼쪽부터 정진욱, 황제성, 백봉기, 이용주, 김호창, 김재우, 최종훈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삽질은 계속된다'는 문구와 함께 그들이 돌아왔다. 군대 내부의 서열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끈끈한 정을 그렸던 tvN <푸른거탑> 시리즈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눈을 돌린 곳은 바로 농촌.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웃기면서도 슬픈' 에피소드들로 TV에 '군풍'을 일으켰던 이들은 이제 "'논풍'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황금거탑>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민진기 PD는 "이번 시즌도 목숨 바쳐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거탑> 때부터 이어온 제 철학이 있다면 다른 매체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우리 식의 코미디와 이야기로 풀어 가는 겁니다. 2002년 MBC <전원일기>가 종영한 이후로 농촌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없었다는 소재의 참신함과 사회적으로 귀농이 많은 반향을 일으키는 현상에 비추어 봤을 때 시청자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민진기 PD)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최종훈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최종훈 ⓒ CJ E&M


이날 "우리 드라마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는 영농 대출을 받기 위해 위장 귀농한 서울 사람이 진정한 농사꾼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밝힌 민 PD는 "농촌의 황금 들녘을 배경으로 진정한 영농인의 모습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황금거탑>이라는 제목이 맞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름다운 경치를 담음으로써 시청자가 농촌에 대해 갖고 있는 감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고된 농사일이나 천재지변 사회적 이슈로 흔들리는 모습 등 2014년 농촌의 현실을 담아 공감대를 얻겠다"는 민 PD는 "시트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콘텐츠로서 새롭게 농촌 콘텐츠의 명맥도 이어보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푸른거탑' 속 캐릭터들, 달라진 배경과 역할 통해 성장할 것"

<푸른거탑>에 이어 <황금거탑>까지 출연하게 된 이들은 '말년 병장' 최종훈을 비롯해 김재우, 김호창, 백봉기, 정진욱, 이용주, 황제성, 송영재까지 총 8명. 이들은 연병장과 내무반이 다였던 부대를 벗어나 푸른 들판이 펼쳐진 강원도 평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이에 상관없이 수직적이었던 군대 내 질서에서도 자유로워졌다.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김재우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김재우 ⓒ CJ E&M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김호창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김호창 ⓒ CJ E&M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푸른거탑>에서 보여줬던 이들의 '캐릭터'다. 매사에 불만이 많은 '말년 병장'은 불혹을 넘긴 노총각 농사꾼이 됐지만 여전히 '이런 젠장!'을 외친다. 싸이코 상병은 덴마크에서 온 원서로 영농학을 공부하거나 흑염소를 품에 안고 사뭇 진지하게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를'이라 말하는 '영농 덕후' 싸이코로 진화했으며, 불운의 아이콘이었던 신병은 위장 귀농한 뒤 갖은 고초를 겪는 신참 귀농인이 됐다.

출연진들 또한 '캐릭터로는 전작과 차이가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홀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는 불혹의 노총각 최종훈 역을 맡은 최종훈은 "(캐릭터상의) 변화는 그닥 없다. 사실 처음엔 <푸른거탑>을 사랑해 주셨던 분들이 원하는 캐릭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것을 걱정했다"며 "변화보다는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각자의 독특한 캐릭터를 달라진 배경과 역할로 조금씩 성장시켜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떠난 전처 때문에 서울에 대한 적대심을 품고 있는 청년회장 김재우 역의 김재우도 "<푸른거탑>을 3년 했지만 '내 캐릭터를 깨고 다른 걸 해 봐야지'라고 생각하는 연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그저 촬영장에서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하면서도 그 와중에 웃음은 잃지 않은 채 3년을 왔다. (<푸른거탑>의) 재미는 늘 그곳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우는 "<푸른거탑>의 분위기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생각 뿐, 변신에 대해선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이용주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이용주 ⓒ CJ E&M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정진욱

tvN <황금거탑>에 출연하는 배우 정진욱 ⓒ CJ E&M


연이은 고시 낙방 후 최첨단 과학 영농을 꿈꾸며 귀농한 김호창 역의 김호창도 "배우라면 캐릭터 변신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있겠지만, 일단 '거탑'이라는 브랜드에 속한 배우들인 만큼 그에 맞는 캐릭터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김호창은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변형해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멋있는 모습은 또 다른 작품으로 보여드리면 되니 <황금거탑>은 '거탑' 시리즈에 맞게 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출금을 노리고 위장 귀농한 이용주 역을 맡은 배우 이용주도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는 그대로 가져오지만, 관계 변화가 확실한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들의 이 같은 모습에 민진기 PD 또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농촌이 사실 혹독한 공간이다. 세트 없이 올 로케이션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걸 감내할 배우들은 <푸른거탑> 출신들밖엔 없었다"고 전한 민 PD는 "또 농촌의 진정성을 표현하는 데 이만한 배우들이 없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가 혼재한 만큼, 새롭게 만들어지는 케미스트리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푸른거탑> 시리즈를 시청자가 사랑해준 이유는 공감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연기에 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가 내세울 부분도 그것 같고요. <황금거탑>에서도  2014년 현 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초를 함께 느끼면서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연기하려고 합니다. <푸른거탑>으로 '군풍'을 일으켰듯, 이번엔 '농풍'으로 실제 농민 여러분께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최종훈)

한편 <황금거탑>은 오는 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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