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5탄으로 청와대가 밝힌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7시간의 행적에 대해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들과 함께 진짜 팩트인지 따져 보았다.

27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5탄으로 청와대가 밝힌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7시간의 행적에 대해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들과 함께 진짜 팩트인지 따져 보았다. ⓒ JTBC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여러 매체에서 집요하게 추궁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청와대는 부랴부랴 홈페이지를 통해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며 시간대별 대통령의 행적이 담긴 해명을 공지했다. 지난 27일 JTBC <스포트라이트>는 청와대가 팩트라며 들이댄 인포그래픽에 대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사실 여부를 따져보았다.

스포트라이트가 세월호 특조위원들과 검증해 본 청와대 해명은 한마디로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없는 변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당시 상황을 은폐하고 조작하려는 시도마저 발견할 수 있었다. 청와대는 언론의 오보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책임을 언론에게 돌리려하지만, 이미 해경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고 있었다. 즉, 청와대 해명에 빠진 사실이 해경과 청와대간의 교신내용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이다.

해명 없는 해명

 청와대가 홈페이지에서 '이것이 팩트'라며 내놓은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의 행적. 팩트를 입증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었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서 '이것이 팩트'라며 내놓은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의 행적. 팩트를 입증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었다. ⓒ JTBC


청와대 공지에서 사라진 10시 52분, 청와대는 해경과의 교신을 통해 세월호가 뒤집혀 선수만 보인 채 가라앉고 있으며, 세월호 안에 대부분 학생들인 수백 명의 인원이 갇혀 있다는 상황을 보고 받고 인지했던 것이다.

단원고 수백 명 학생들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던 급박한 시간 속에서 청와대는 대통령에게 당시 상황과 맞지 않은 다른 안건들을 보고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중에는 10분간이나 유선보고를 한 것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해경에 대통령에게 보고할 동영상등의 자료를 계속 요구한다. 그리고 언론오보대로 전원구조 보고를 대통령에게 한 뒤, 해경과 유선 연결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알고는 대통령에게 잘못 보고 한 것만 걱정한다. 국민의 생명에 대한 걱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잘못된 보고를 다시 수정보고 받은 후에도 박 대통령은 7분 동안이나 응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3시가 되어서야 중앙 재난안전대책 본부에 방문할 것이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시간 15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중대본에 나온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조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드냐?"며 상황파악을 전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서면으로라도 제대로 보고가 되었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비슷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전 대통령들의 상황 대처 모습을 비교했다. 바로 미국 '9.11 테러'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평도 포격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했던 것이다. 국가원수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조치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서면 보고를 받기만 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번 청와대 공지에 나온 대통령 지시조차 조작된 정황이 있는 것이다. 바로 세월호 특조위에 보고한 청와대 문건과 비교해보면 보고 사항이 지시사항으로 둔갑한 것들이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7시간 박대통령 행적에 대해, 박 대통령이 관저에 머문 것이 집무실에 머문 것과 동일하다는 발언은 '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입에서 나왔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도 김기춘 비서실장의 2014년 7월 당시 "국가원수가 계신 곳이 집무 장소"라는 가이드라인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유신을 입안하고 실행한 김기춘 실장의 정치인식이 유신군정시대의 안가정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는 오히려 무능하고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과 청와대라는 인상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달랑 홈페이지에 게재하면 국민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식이 참으로 한심하기만 하다.

진실 은폐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30분,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지시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브리핑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당시 상황 인식 수준이 얼마나 안일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30분,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지시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브리핑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당시 상황 인식 수준이 얼마나 안일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 JTBC


시작부터 반쪽짜리로 칭해질 정도로 제대로 활동할 수 없게끔 만든 세월호 특조위.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와 정부의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의결을 하고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조사하려고 하자, 정부의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방해가 시작된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갖고 있던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규정하고, 보수단체들의 여론몰이 맞대응 시위를 주문했다. 참사를 책임지고 해체까지 되었던 해경마저도 진상조사를 거부하며 특조위원들을 농성자들로 만들었다.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중이 있었다고 보인다.

그렇게 세월호 특조위는 정부의 엄청난 방해로 제대로 조사조차 못하고 지난 9월 30일부로 강제종료 당하고 만다. 현재 특조위는 무임금으로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특조위원들은 현재 국민에 대한 죄책감과 무력감으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박 대통령의 청와대와 정부는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수수방관하다 186명 감염, 38명 사망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다. 메르스보다 더 강력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가 전 세계적으로 번졌던 2003년, 전쟁을 치르듯 철저한 방역을 하며 단 한명의 확진환자도 없게 했던 노무현 정부의 대처와는 너무도 차이나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주지진, 울산 태풍피해 등에서도 정부의 역할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동맥과도 같은 해운업 또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진해운사태가 터지며 물류대란 등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도 최순실의 손길이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 전부터 조류독감까지 창궐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시스템 붕괴가 빨리 진정시키고 수습할 수 있는 국가적 재난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면서 국민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스포트라이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5편은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이 얼마나 부실한 지 보여주었다. 또한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하게 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있을 특검에서는 대통령의 7시간 포함 세월호 당시 대통령, 청와대, 정부가 은폐한 가려진 진실을 꼭 수사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국민 304명과 그 가족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주호 시민기자의 오마이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 대통령 7시간 JTBC 스포트라이트 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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