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t 위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1회 말 kt 선발 투수 정대현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t 위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1회 말 kt 선발 투수 정대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과 kt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과 kt 위즈 구단은 7일 각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넥센의 내야수 윤석민이 kt 유니폼을 입고 kt의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가 넥센으로 이적하는 1:2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1,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고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윤석민은 당장 kt의 중심 타자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고 넥센은 팀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좌완 투수를 보강해 미래를 대비했다.

쏠쏠한 중심타자 후보 얻은 kt와 좌완 복권 2장 구입한 넥센

2004년부터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다가 2013 시즌이 끝난 후 장민석(한화 이글스)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한 윤석민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김민성에 밀려 2015년까지 주전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작년 시즌 윤석민은 타율 .334 19홈런80타점으로 생애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시즌 중반 이후 넥센의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에도 윤석민의 활약은 꾸준했다. 1루에서는 채태인, 3루에서는 김민성에 밀려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도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325 7홈런47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를 봐도 타율 13위, 타점 공동 2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이제 이 기록들을 넥센이 아닌 kt에서 이어가게 됐다.

윤석민과 마찬가지로 2010년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대현은 2014 시즌이 끝난 후 20인 외 특별 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다. kt 이적 후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선발 투수로 활약했지만 2015년 5승, 2016년4승에 그치며 기대만큼의 성장속도를 보이지 못했다. 올해도 12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7.43으로 썩 만족스런 시즌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195cm의 장신 좌완 서의태는 1군은커녕 퓨처스리그에서도 실전 기록이 없는 초짜 신인이다.

윤석민이 한국 나이로 33세가 된 중견 선수이고 정대현과 서의태가 각각 27세, 21세의 젊은 선수라는 점을 제외하면 이번 트레이드의 무게중심은 kt 쪽으로 크게 기운다. 윤석민의 경우 당장 kt의 중심 타선에 배치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지만 정대현의 경우엔 앤디 밴 헤켄과 금민철, 김성민이 있는 넥센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기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대현은 아직 병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히어로즈가 예전처럼 선수를 팔아서 구단을 운영해야 할 정도로 살림살이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만약 넥센이 정말 구단 운영이 힘들었다면 33세의 윤석민이 아닌 1995년생 김하성이나 슈퍼스타 서건창을 트레이드했을 것이다. 결국 넥센은 대안이 있고 상대적으로 육성에 노하우가 있는 우타 내야수를 보내면서 팀의 약점인 좌완 투수를 보강하는 쪽을 선택했다.

넥센은 이미 앞선 두 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강윤구와 김택형을 내보낸 바 있다. 반면에 이번 트레이드에서는 두 명의 젊은 좌완 투수를 데려 왔다. 이 트레이드가 훗날 어느 팀에게 더 이득이 될지는 아직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3년 연속 최하위의 위기에 처한 kt로서는 더 늦기 전에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했고 리그에서 과소평가된 우타 거포 윤석민의 영입은 현 시점에서 꽤나 적절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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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 위즈 넥센히어로즈 윤석민 정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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