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민&마크의 'young&free'.

시우민&마크의 'young&free'. ⓒ SM Ent.


지난해 올해까지 SM엔터테인먼트는 매 주 한 곡의 음원을 발표하는 기획인 'SM 스테이션'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사 소속 가수가 비활동기에 음원을 내기도 하고, 다른 소속사 가수의 음악이 발표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시우민과 마크의 듀엣처럼 서로 다른 그룹의 멤버들이 작은 팀을 이루어 활동하기도 하고요.

철저한 기획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답게 단 한 주도 아무 음원이나 허투루 내놓지 않습니다. 찬찬히 들어보면 팬들이 SM을 '귀신같다'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 수 있죠. '한 주에 하나씩'이라 가볍게 느껴지지만, 그 가벼움마저도 기획입니다.

생각해봅시다. 공룡급 아이돌인 엑소의 멤버가, 같은 소속사에서 가장 마지막에 데뷔한 NCT의 멤버와 듀엣을 하는데 그게 정식 싱글이거나 앨범이라고 말입니다. '시우민&마크 1집'. 벌써부터 부담스럽지 않습니까.하지만 마치 한 정거장을 지나듯 그냥 지나갈 프로젝트임을 알기에 모두가 이 기획의 상징성─소속사 선후배의 연대와 조화─을 알면서도 음원 성적에 연연하거나 결과물을 가혹하게 비평하지 않아요. '스테이션'의 가벼움을 이용한 것이죠.

본격적으로 곡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저는 '음악 외적 경쾌함'이랄 수 있는 스테이션 프로젝트의 가벼움과, 통통 튀는 피아노 건반음 외에 다른 미디를 최소화한 사운드가 주는 '음악적 산뜻함'이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바람 불듯이 어깨를 양쪽 sway'같은 가사가 주는 시원함은 정확히 이 계절을 노린 것이죠. 음악적, 음악 외적인 가벼움은 서로 상승하며 시원함을 더해주고요.

이 경쾌함, 이 상승감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계산된 것이죠. 뮤직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Young&Free'의 뮤직비디오에서 시우민과 마크를 찍는 카메라는 시종 막과 무대, 촬영장과 자연, 무대 아래와 무대 위를 마구 오가요. 이러한 의도적 '해체'는 팬들에게 뮤직비디오를 '해석'할 것을 요구해 궁극적으로는 시우민과 마크의 듀엣이라는 무게감이 갖는 상징성(내지는 느끼함)을 무너뜨립니다. 단순한 립싱크와 안무 번갈아 보여주기식 비디오였다면 두 인물 사이에서 지금보다 '소속사 선후배'느낌이 훨씬 강하게 들었을 거에요. 분석할 기호가 딱히 발견되지 않으면 그냥 눈에 보이는 것에서라도 어떻게든 실제보다 더 큰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아이돌 팬의 속성이니까요.

좀 더 자세히 볼까요. 처음 막을 열고 나와 마크가 랩을 하면, 뒤이어 시우민이 나와 보컬을 합니다. 그리고 두 멤버가 한 화면에 모두 잡힐 만큼 카메라 앵글이 뒤로 빠지고 나면 장소가 작은 무대임을 알 수 있고, 곧이어 마크의 안내에 따라 막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것이 시우민이 앞서고 마크가 뒤따르는 경쾌한 달리기가 시작됩니다.

이는 선후배 관계의 은유이지만 의도된 '가벼움' 덕에 두 아티스트 사이엔 어떠한 위계나 괴리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엑소 시우민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행동하는 NCT 마크의 모습 역시 '엑소의 뒤를 이으면서도 엑소와 다른 결의 길을 가겠다'는 그룹의 포부로 읽을 수 있죠.

중간에 마크에게 잠시 업혔다가 이내 내려와 가방을 등에 메주는 시우민의 모습은 한때 짐이었을 소속사 대스타의 그림자와 그 무게를 내려놓고 엑소가 가진 것을 나누겠다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과잉해석 같다고요? 천만에요. 상대는 SM입니다. 초 단위로 상징을 숨겨 놓는다고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것은 곡이고, 스테이션의 이번 역은 그런 의미에서 성공입니다. 곡이 좋아요. 마크는 'SM 소속 가수는 랩이 약하다'는 편견을 이번에 다시 한 번 깨부쉈고 시우민은 첸백시로 보여주었던 엑소 내 유닛 말고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모습이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이 정도면 모두가 만족할만한 프로젝트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것은 곡이고, 스테이션의 이번 역은 그런 의미에서 성공입니다.곡이 좋아요. 마크는 'SM소속가수는 랩이 약하다'는 편견을 이번에 다시한 번 깨부쉈고 시우민은 첸백시로 보여주었던 엑소 내 유닛 말고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모습이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이 정도면 모두가 만족할만한 프로젝트라 하겠습니다.

마크 시우민 엑소 N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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