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호주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영국 BBC

필리핀과 호주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영국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멋진 승부가 펼쳐져야 할 국가대표 농구 경기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필리핀 아레나를 꽉 채운 5만여 명의 관중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아수라장이 된 농구코트를 지켜봐야 했다. 

양 팀을 합쳐 무려 13명의 선수가 퇴장당한 문제의 경기는 2일(한국 시각) 필리핀과 호주의 2019 남자농구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1라운드 경기 3쿼터 도중 일어났다.

3쿼터 종료 4분을 남겨두고 필리핀의 한 선수(로저 포고이)가 드리블 돌파 후 몸싸움 과정에서 팔꿈치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포고이는 팀이 31점차로 뒤지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는지 자신을 방어하던 호주 선수(크리스 카울딩)를 엘보우 펀치로 밀어 넘어뜨렸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호주의 다니엘 키커트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포고이를 똑같이 밀어뜨렸다. 

그러자 경기를 뛰고 있던 선수는 물론이고, 벤치에 있던 선수와 스태프들까지 일제히 코트로 몰려나와 뒤엉켰다. 심판들이 달려들어 뜯어말렸지만 190cm를 넘는 장신 선수들을 제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성이 사라진 코트장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주먹과 발차기는 물론이고, 곁에 있던 의자를  던지는 농구선수들의 모습은 마치 프로레슬러를 연상케 했다.

특히 몇몇 필리핀 선수들은 호주 선수 한명을 코트 밖으로 내몬 후 단체로 폭행하는 최악의 장면까지 선보였다. 경기 중계를 맡은 미국 Fox TV 해설자는 "슬프고 수치스럽고 끔찍한 장면들이다(These are sad, disgraceful and horrid scenes)"라며 탄식했다.

9명 퇴장당한 필리핀, 남은 3명으로 경기했으나 호주에 53-89 대패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날카로웠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자 심판진은 필리핀 선수 9명과 호주선수 4명을 퇴장시켰고, 결국 필리핀은 남은 인원 3명으로 5명의 호주를 상대해야 했다. 물론 이날 필리핀은 호주에게 53-89로 대패했다.

BBC는 "국제농구연맹이 양측 대표팀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하면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처벌이 내려지길 기다리겠다"고 말한 호주농구협회장의 말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자국에서 열린 경기를 지켜본 필리핀 '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트위터에 '농구 난투극'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을 올려 당혹스러운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가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농구장 난투극에 대한 당혹스러운 심정을 이모티콘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가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농구장 난투극에 대한 당혹스러운 심정을 이모티콘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 파퀴아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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