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 출격을 앞두고 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8일(한국시간)부터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2019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격한다.
 
올 시즌 쇼트트랙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부침과 외부 잡음이 끊이지 않아 여러모로 어수선했다. 조재범 코치 성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스포츠계는 물론 전 국민적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은 데다가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남녀 대표팀 멤버인 김건우와 김예진(한국체대)이 충북 진천선수촌의 출입 규정을 어겨 모두 퇴출되는 일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다시 국민적인 인기와 박수를 얻을 기회였지만 불과 1년도 채 안 돼 여러 논란으로 인해 대내외적인 시선이 싸늘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우선 여자부에서는 최민정(성남시청)이 지난해에 이어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지난해 최민정은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참가했음에도 1000m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다만 최민정의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최민정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3차 대회 계주 경기에서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네덜란드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걸려 넘어져 발목인대가 손상되는 등의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꾸준히 재활치료를 병행했지만 평창 때에 비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자료사진)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자료사진) ⓒ 연합뉴스

 
조재범 성폭행 혐의를 폭로했던 심석희는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올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해왔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레이스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지난달에 열렸던 월드컵 6차 대회 도중 감기 증세가 있어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현재는 컨디션을 어느 정도 되찾은 상태다.
 
여자부에서는 평창에서 아쉽게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김지유가 올 시즌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많은 성장을 거둔 만큼, 이번에도 김지유의 선전이 기대된다.
 
특히 평창 이후 세계 여자 쇼트트랙이 수잔 슐팅(네덜란드), 나탈리아 말리쥬브스카(폴란드) 등 유럽 선수들을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 특징이다. 수잔 슐팅은 평창에서 1000m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기량이 더욱 업그레이드 되면서 올 시즌 월드컵 메달을 싹쓸이 해왔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유력한 종합 우승자로 꼽힌다.
 
남자부에서는 임효준-황대헌 활약 기대

남자부에서는 올 시즌 최강 전력이자 투톱인 임효준(고양시청)과 황대헌(한국체대)이 첫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올 시즌 남자 쇼트트랙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500m에서 임효준, 1000m에서 황대헌, 1500m에서 김건우가 월드컵 종목별 종합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황금세대'라는 별칭을 얻으며 평창 이후 성공적인 세대교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러한 평가를 반증하듯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달 유럽에서 열렸던 월드컵 5~6차 대회의 개인전 금메달 4개를 모두 싹쓸이했다.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임효준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임효준 ⓒ EPA/연합뉴스

 
그 가운데는 무엇보다 임효준과 황대헌이 있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을 알리며 수많은 메달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에도 태극마크를 변함없이 유지한 이들은 전 종목에서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해왔다. 특히 임효준은 5차와 6차 대회에서 500m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새로운 신예로 대표팀에 들어온 이준서(신목고)도 개인전에 참가해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이준서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1500m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할 만큼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남자 쇼트트랙은 올 시즌 월드컵 계주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특히 월드컵 5차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선수에 의해 휩쓸려 넘어졌음에도 재경기가 선언되지 않아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또 6차 대회에서는 일본에 추격을 허용해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개인 기량은 상당히 뛰어남에도 계주에서 불운과 아쉬운 경기운영 능력을 보이고 말았다.
 
올 시즌 계주 랭킹도 8위에 그칠 만큼 성적도 저조한 가운데, 개최국인 불가리아가 남자 계주팀을 구성해 출전할 수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이번 대회 계주 경기에 참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었다. 세계선수권 대회의 경우 상위 8개 국가만이 계주 경기에 참가하는데 개최국이 쿼터가 될 경우 마지막 한 자리는 개최국에 우선권을 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극적으로 출전하게 되면서 설욕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한편 김건우와 김예진이 빠진 공백은 각각 박지원(성남시청)과 최지현(전북도청)이 메워 계주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남녀 종합 3위 이내에 들을 경우 오는 4월로 예정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다음 시즌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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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세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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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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