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0-4 대패의 후유증은 길지 않았다. 일본은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확실히 바뀐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 우루과이의 덜미를 잡았다.

일본은 21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2차전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일본은 이번 무승부로 대회 첫 승점을 올렸고, 이번 경기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하고자 했던 우루과이는 아쉬움을 삼켰다.

일본, 득점 후 우루과이 맹공 막아 승점 1점 챙겨

일본은 이번 경기에서 지난 1차전과 달리 선발진에 변화를 줬다. 지난 경기에서 쿠보와 우에다, 하라 등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면, 이날 경기에서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 자리했다. 특히 오카자키, 시바사키, 우에다, 가와시마로 이어지는 척추 라인에 힘을 주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효과는 확실했다. 우선 일본은 중원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우루과이에 맞불을 놨다. 그들 특유의 아기자기한 호흡을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오카자키가 최전방에서 분투했고, 2선이 시바사키와 미요시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의 속도를 더했다. 그 결과 일본은 예상 외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전반 25분 직선 패스를 받은 미요시가 과감한 돌파로 락살트의 수비를 이겨낸 후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2019년 6월 21일(한국시간)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2차전 우루과이와 일본의 경기. 일본의 코지 미요시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6월 21일(한국시간)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2차전 우루과이와 일본의 경기. 일본의 코지 미요시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후 일본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 수비 불안을 이끌어냈다. 이날 경기에서 고딘과 히메네스가 버틴 우루과이 중앙 센터백 라인은 개개인 수비 시에는 강력한 힘을 냈지만, 클리어링이나 빌드업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최전방의 오카자키가 공격 이후 곧바로 수비로 전환해 1차 저지선 역할을 하고, 미드필더들이 곧바로 수비 라인을 내리기보다는 오히려 올라서는 수비로 상대 미드필더들을 압박했다.

우루과이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수비 성공 후 미드필드진을 거쳐 최전방의 카바니와 수아레스까지 공이 연결되어야 하는데 수비진과 공격진 사이에 일본 수비가 촘촘히 자리 잡아 빠른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후반 13분 1-1 균형을 깨뜨리는 미요시의 득점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왔다. 미요시가 중원에서 상대를 압박한 다음 공을 끝까지 소유했고 나카지마와 스기오카의 짧은 패스에 의한 측면 돌파가 원활히 이뤄졌다. 그리고 미요시가 무슬레라 골키퍼의 클리어링 미스를 정확하게 해결하며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20분 히메네스에게 다시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부터 일본은 수비에 집중했다. 우루과이가 전체적인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적인 흐름을 타자 일본은 버티기에 나섰다. 그리고 파이브백이 단단함을 자랑했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와 카바니가 역전골을 위해 분투했지만, 수비수들의 높은 집중력과 가와시마 골키퍼 선방에 막혀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일본은 추가시간 6분을 포함, 후반 잔여 시간 우루과이의 맹공을 막아내 소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일본은 지난 칠레와의 맞대결 당시 찾아왔던 득점 기회를 단 한 차례도 살리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의미 있는 경기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 됐다.

이제 일본은 에콰도르와의 3차전으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 에콰도르는 1·2차전 상대였던 칠레, 우루과이와는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과 같은 경기력이 다음 경기에도 구현된다면 일본은 충분히 8강 진출을 노려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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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우루과이 일본 경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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