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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이번 설날에는 장애인이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버스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과 강릉으로,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당진과 전주로 운행되며 장애인의 이동권 향상에 첫 발을 뗀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이 고향에 가는 길은 이제 100% 편리해진 것일까. 일반인들에 비해 돌아가거나 시간적 손해를 보지 않고도 장거리 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까. 터미널이나 역에 도착했을 때 목적지로 향할 교통편은 잘 되어 있을까. 2020년 설 연휴를 맞아 장애인의 '고향 가는 길'을 되짚었다.

고속버스 4개 노선에 10대... 잠재수요에 비해 아쉬움 많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승하차가 가능한 고속버스 플랫폼.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승하차가 가능한 고속버스 플랫폼.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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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고속버스 노선 수는 모두 네 개. 수도권에서 강원, 영남, 충청, 호남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이 하나씩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노선이 많지 않아,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조현수 정책실장의 설명이다.

160여 개에 달하는 전국의 시군 중 사람이 타고 내릴 수 있는 기차역이 없는 지자체는 56개에 달한다. 전국 지자체 중 3분의 1이 사실상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제한이 걸린 셈이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것이 휠체어 대응이 가능한 고속버스이지만, 실제로는 56개 시군 중 당진시만이 해당 정책의 수혜를 입고 있다.

조현수 정책실장은 "전장연에서도 철도가 오가지 않거나, 울산광역시처럼 철도역에서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역에 먼저 운행하면 좋지 않냐고 요청했다. 하지만 터미널을 장애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거나, 우선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문제가 있어 현재의 노선으로 확정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미 운행 중인 노선도 운행 횟수가 하루 2회 정도로 적거나, 이동에 편리한 시간대가 아니라 장애인의 고속버스 이용을 꺼리게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버스도 장애인 대응 고속버스는 오후 5시와 오후 7시 40분에 운행 중이다. 업무 등을 목적으로 선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역 - 지역 이동, 서울 거쳐가는 것이 더 편리할 때도
 
 경북 예천터미널의 모습. 지방도시 터미널 중 상당수가 공간 및 예산의 부족을 이유로 장애인 대응 시설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경북 예천터미널의 모습. 지방도시 터미널 중 상당수가 공간 및 예산의 부족을 이유로 장애인 대응 시설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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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가 대응할 수 있는 고속버스나,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철도 서비스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몰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지방 도시에서 다른 지방으로 이동할 때, 심지어는 같은 강원도인 강릉에서 춘천으로 갈 때마저 서울을 경유해 이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 외 지역의 터미널에 적극적으로 휠체어 대응 설비를 설치하는 한편, 시외버스에도 고속버스와 동일한 장애인 리프트 등을 설치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다만 터미널 이용환경이 열악한 지방 터미널이 적잖아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조현수 정책실장은 "아직 터미널 환경이 충분하지 못하고, 환승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국토교통부가 시외버스에 바로 도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터미널 뿐만 아니라 중간정차지, 환승휴게소 등에서도 장애인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객철도도 비슷한 성장통을 겪었다. 과거에는 휠체어 대응 시설이 있는 열차가 한정적이었다. 더욱이 휠체어 리프트 고장으로 인해 탑승객이 열차를 타고 내리지 못하거나 리프트가 떨어져 낙상사고를 입었던 사례도 있었지만, 현재에는 이러한 일이 크게 줄었다. 휠체어 대응 시외/고속버스도 같은 과정을 거쳐 정착될 수 있을까.

고향에 도착해도 갈 길이 없다
 
 경북 문경시에서 운행 중인 저상버스의 모습.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저상버스는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경우가 많다.
 경북 문경시에서 운행 중인 저상버스의 모습.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저상버스는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경우가 많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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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도착해도 정상적으로 고향의 목적지로 향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 역시 장애인들의 귀성길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군 지역에서는 장애인 탑승 가능 저상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데다가, 장애인 콜택시도 없어 휠체어를 타고는 터미널 앞, 기차역 앞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현수 정책실장은 "시내버스나 농어촌버스 등 대중교통에는 100% 저상버스가 도입되어야 한다"며, "휠체어 장애인들이 터미널, 역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데, 특히 농어촌 지역에는 저상버스가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 설명했다.

장애인콜택시가 있는 지역도 일반택시와는 다르게 지자체마다 탑승 규정이나 시계외 운행 등 규정이 제각각이다. 시계외 영업이 불가능해 다른 지역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아예 지역에 등록된 장애인 외에는 그 지역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장애인을 위한 교통정책이 대도시를 넘어 중소도시에도 적용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너무 늦게 시작되었지만, 지금이라도 본사업 되었으면"
 
 휠체어 장애인의 탑승이 가능한 고속버스 차량의 모습.
 휠체어 장애인의 탑승이 가능한 고속버스 차량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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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애인 대응 고속버스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13억 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이 예산으로는 10대의 버스를 장애인에 맞게 개조할 수 있다. 하지만 3개월의 시범사업 이후 본사업으로 격상된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올해도 계속 시범사업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불안요소이다.

조현수 정책실장은 "시외 이동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2013년 설부터 했다. 햇수로만 따지면 문제제기 6년 만에 시범사업이라는 형태로 첫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라며, "모든 교통수단에 대해 이동권을 보장하는 교통약자법이 2006년부터 시행되었는데, 그 법제정으로부터는 14년만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조 정책실장은 "휠체어 고속버스 도입을 늦었지만 환영하지만 너무 늦게 시작한 점이 안타깝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예산을 확보하는 등 본사업으로 실시돼 예약에 어려움이 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의 연장에 대해 "휠체어 고속버스 도입 이후 탑승인원 모니터링을 했는데 차량 대수나 노선이 적고, 선예매 제도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 탑승 인원이 많지 않다"라며, "시범기간 3개월이 짧아 올해 말까지 시범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과를 보고 보완을 해나가면서 노선 확대 등에 대해서도 진행시기를 맞추어나갈 계획이다"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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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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