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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흥창역 인근 청년주택의 모습, 빼곡히 들어찬 창문의 모습이 닭장을 연상케 한다.
 광흥창역 인근 청년주택의 모습.
ⓒ 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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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임대료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에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자도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싼 임대료 탓에 입주를 시작한 청년주택의 공실도 속출하면서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6월 입주자 모집 절차를 실시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청년주택(아임2030)은 특별공급을 통해 80명의 입주자(당첨자)가 선정됐다. 그런데 입주자 80명 중 12명은 월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이었다.

소득 구간별로 보면 월 소득 300만~400만 원인 사람은 9명, 400만~500만 원인 사람은 2명이었다. 월 소득 500만 원(500만~55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 1명도 특별공급을 통해 입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25~29세 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237만 원, 30~34세 청년의 월 평균 소득은 299만 원이었다. 해당 단지의 청년주택 입주자 중 15%는 평균 이상의 소득자인 셈이다.

유명무실한 소득요건... "민간사업자 특혜 도구로 변질"

월 500만 원 이상 고소득자도 청년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건 느슨한 기준 때문이다. 특별공급 지원을 위해선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기준은 까다롭지 않다. 이 단지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월 평균 소득 666만5980원 이하(4인 기준)인 가구면 특별공급 신청이 가능하다. 연봉 7000만~8000만 원의 고소득자도 입주 가능한 셈이다.  

고소득자들의 청년주택 입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가 청년주택 특별공급 소득 요건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청년주택 민간임대 특별공급 1순위를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 50% 이하에서 100% 이하, 2순위를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 100% 이하에서 110% 이하로 변경했다. 특별공급 3순위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20%를 유지하기로 했다. 실수요자들의 입주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소득 요건을 완화한 것.

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의 100%는 1인 가구 기준 264만 원, 120%는 317만 원이다. 특별공급 3순위 대상자 소득 요건(317만 원 이하)은 통계청의 30~34세 청년의 월 평균 소득(299만 원)보다 높다. 게다가 청년주택 민간임대 일반 공급의 경우 별도의 소득 요건을 따지지 않는다.

서울시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하지만 주거 취약계층이라고 볼 수 없는 고소득자들의 입주를 허용하면서 정책 목표가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민간업자에게 용적률 상향 등 각종 특혜를 주고 임대료마저 제대로 규제하지 않았던 청년주택은 실패가 예정된 정책이었다"며 "임대료도 고소득자 아니면 감당 못할 비싼 임대료를 책정해 오히려 주거취약계층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년주택 10곳 중 4곳은 텅텅... 왜?

청년주택의 비싼 임대료 등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면 매번 지적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김철민·정동영 의원 등이 높은 임대료 문제를 지적했고, 올해는 소병훈 의원 등이 "비싼 임대료로 공실률이 높다"고 개선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역세권 청년주택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입주율은 평균 60%로 조사됐다. 10세대 중 4세대가 빈집이라는 얘기다.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옥산그린타워는 올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전체 30세대 가운데 단 3세대만 입주해 27세대가 빈집이었다. 공공임대주택 역시 전체 3세대 가운데 2세대가 비어있는 상태였다.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도 올 2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156세대 가운데 76세대가 공실이다.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효성해링턴타워도 올해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292세대 가운데 95세대가 빈 집이다.

소 의원 측은 높은 공실률은 비싼 임대료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소 의원에 따르면 광진구 구의동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보증금 1억509만 원, 월세 42만 원이다. 인근 강변SK뷰(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만 원)나 센트럴빌오피스텔(보증금 1000만 원, 월세 60만 원)보다 비싸다.

마포구 서교동 청년주택 역시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보증금 1억3760만 원에 월세 66만 원, 또는 보증금 3060만 원에 월세 108만 원으로, 인근 마포한강푸르지오2차(보증금 1000만 원, 월세 105만 원)나 명지한강빌드웰(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5만 원)에 비해 더 높다.

소 의원은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시행자에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특혜를 제공했지만,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돼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신혼부부들도 외면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신혼부부의 역세권 청년주택 외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청년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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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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