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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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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9년 9월 임신중단 관련 연구를 위해 캐나다에 갔다. 당시 그를 가장 놀라게 했던 건 인터뷰를 위해 만난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보건국의 공무원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캐나다에서 낙태죄가 폐지된 이후 실질적으로 다른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지 물었지만, 공무원은 대부분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국가에 의한 통제가 없기 때문에, 공무원은 임신중단을 원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정책 이외에는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입장은 분명했다.

"여성과 의사가 결정하면, 주 정부는 비용을 지원한다."

'낙태죄 전문가'이자 젠더법학자인 김정혜 부연구위원을 20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회의실에서 만났다. 그가 캐나다에 가서 깨달은 사실은 '낙태죄가 없는 나라'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캐나다는 32년째 임신중단에 관한 어떤 규제도 없는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캐나다는 한국보다 낙태율이 낮다. 우려하던 낙태의 '남용'은 없었다. 처벌이 없는 만큼 '안전' 부분에 더 신경쓸 수 있었고, 안전하고 경제적 부담 없는 임신중단이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래는 캐나다가 될 수 있을까? 전망은 비관적이다. 지난 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낙태죄 개정안(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 외국의 입법례에서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제한을 여기저기에서 다 끌어온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평했다. 법제 연구와 현장 실태 조사 등을 통해서 낙태죄에 관해 연구해 왔던 법학자인 그는 ▲ 주수 제한 ▲ 사유 제한 ▲ 상담 의무화와 숙려 기간 ▲ 의사 거부권 조항 등이 왜 문제인지 기자 앞에서 조목조목 짚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12~14주 주수 제한을 규정한 국가들의 법은 1960~1970년대 만들어졌고, 이들 국가들에서도 규제가 심하다는 비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국제인권기구에서의 권고들이 공통적으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지 말 것'과 '안전한 임신중절'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국제 표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태죄 논의는 "낙태죄로 여성을 처벌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라며, "임신중단의 감소는 여성을 처벌함으로써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개정안 살펴보니... "체계 없고 임신중단 제한하는 요소 많아"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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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자로서 정부가 현 수준의 법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셨나? 정부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 충분히 여성계나 관련 연구자들의 의견이 수용됐는지 궁금하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가 낙태죄 관련 연구용역을 의뢰하긴 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하겠다면서 굉장히 비밀스럽게 논의를 진행했고, '입법예고'를 확 터트리는 방식을 택했다. 마치 종교계와도 합의를 해야하는 것처럼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한데, 이것은 법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합의의 문제인가? 여성의 몸을 앞에 두고 제 3자가 합의를 하는 격이다. 그리고 정부 입법안이라면 법의 정확성과 체계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이 법안은 '처벌'을 담고 있는 법임에도 불구하고 체계가 안 맞는다."

그가 말하는 '체계'가 안 맞는 부분은 미성년자 조항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의2 2·3·4항은 미성년자가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신중단을 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그런데 정작 모자보건법 개정안에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 임신중절 시술을 해야 한다'는 규정 조항이 없다. 다만 제14조의 2 1항에 '의사무능력자는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으면 된다'라는 내용만 나와 있는데, 앞과 뒤의 조항을 합치면 미성년자=의사무능력자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 '각국의 입법례에서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제한을 다 끌어왔다'고 이번 정부 입법안에 대해 평하셨다. 어떤 제한들인가?
"먼저 주수 제한이 있다. 3분기가 제일 일반적인 것처럼 이야기되는데, 사실 2분기로 나눠서 초기/중기, 초중기/후기로 나누는 방식도 있고, 분기 구분 없이 주수 제한을 전혀 안 하는 국가들도 있다. 이중 3분기가 여성의 요청에 의한 임신중단 허용이 가장 좁게 되어있는 방식이다. 3분기는 마치 태아의 생명이 단계가 있는 것처럼 후기로 갈수록 태아가 더 인간에 더 가까운 상태처럼 이야기한다."

주수 제한에 이어 그는 '사유 제한' 부분을 지적했다. 14주 이후에 임신중절 시술을 하려는 경우, 형법 개정안 제270조2의 '낙태의 허용요건' 조항에 언급된 사유가 있어야 처벌받지 않는다. 과거 모자보건법에 있던 조항이 형법으로 이동하면서, '강간,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한 경우'가 '강간 또는 준강간 등 범죄행위로 인하여 임신된 경우'로 확대되면서 성범죄 전반을 포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사회경제적 사유' 역시 추가됐다. 그러나 김 부연구위원은 법에 규정된 사유들은 엄밀한 입증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

"성폭력이나 근친 둘 다 입증이 안 된다. 의사는 상대 남성이 누군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DNA 검사도 금지되어 있다. 성폭력인지의 여부를 확정하려면 확정판결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나. 본질은 '여성의 주장'인데,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사회경제적 사유 조항도 신설됐는데 이것도 여성의 판단은 곧이 곧대로 인정해줄 수 없으니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법안의 취지인 것 같다."

청소년 임신중절 절차 어렵게 만든 법 조항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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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어떤 '제한'들이 문제가 되나?
"세 번째는 상담 의무화와 숙려기간이다. 상담을 '서비스'로서 필요한 사람이 언제든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와 핫라인을 만든다는 개념인지, 아니면 '허용과 금지의 요건'으로서의 상담인지 구분해야 하는데 이것은 후자다. 최소한 법에 규정되어있는 상담의 내용은 출산까지 가도록 하는 방식이라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임신을 중단하려는 여성을 아무런 정보도 갖지 않는 여성으로 상정하고, 정보를 강제로 주려는 입장처럼 보인다." 

실제로 김 부연구위원이 지적한 형법개정안 제 2702조2의 3항을 살펴보면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상담 절차에 따라 임신의 지속, 출산 및 양육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 받고 숙고 끝에 임신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자기 결정에 이른 경우"라고 서술돼있다. 정부 개정안이 기본값을 '임신 유지'로 상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

"그리고 숙려기간은 강제 대기기간으로서 24시간이 부여된다. 대기기간은 생각할 시간을 주는 거다. 생각 없이 남용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건데 말도 안 된다. 성관계도 생각 없이 했고, 임신중절도 생각 없이 하는 여성을 상정하고 24시간 동안 열심히 고민을 해보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제인권기구들도 상담 의무화와 숙려 기간 제도에 대해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절차가 생길수록 임신중단의 시기가 미뤄지고 임신중단을 방해하는 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의사의 '거부권' 조항이다. 의사 거부권이 있는 국가 중에서도 '실질적 연계'를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옆에 있는 다른 산부인과를 소개해줄 경우 또 거부당할 수 있으니, 빠르게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야 할 의무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응급상황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단서를 놓는다.  반면 개정안은 상담기관 연계만을 규정하고 있어서, 소도시에서 휴가를 내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1~2주 수술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 정부의 개정안에 따르면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만 16세 이상은 상담사실확인서를 제출해야 되고, 16세 미만은 법정대리인의 부재 및 학대상황 증명과 상담사실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절차에는 문제가 없을까?
"16세 이상 미성년자가 임신 중절을 위해 병원에 가면 의사는 부모 데려오라는 이야기를 먼저 할 거다. 이 과정을 아이가 거부한다면, 상담 기관에 가서 상담사실 확인서를 떼와야 한다. 그런데 이게 임의규정이라 확인서를 떼 줄 수도 있고, 안 떼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아마 어떤 병원에서는 상담사실확인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부모 동의를 받으라고만 할 거다. 그렇게 지연이 되면서 음성적인 약물을 사용하거나, 임신중절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16세 미만의 경우는 대리인이 없거나 학대 받는 경우에만 동의를 안 받아도 되는데, 학대를 (서류를 통해) 입증해야 되고, 추가적으로 상담기관에서 받은 상담사실확인서도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기관에서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요청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이 절차를 통과할 수 있을까? 비관적이다.

어떤 청소년이 부모님에게 '나 임신했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말 못한다. 청소년이 이러한 고민에 빠지게 되면 입법자들이 그렇게나 우려하는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미성년자는 건강상의 보호 필요성이 성인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데, 보호를 확대하는 게 아니라 규제를 넓히는 모양새다. 시술은 시술대로 가고, 학대 아동을 보호하는 절차는 별도로 가야 한다. '학대에 대한 증명'을 시술하기 위한 요건으로 두는 것은 임신중단을 늦추게 만드는 방식이나 다름없다."

- 그렇다면 처벌은 하지 않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일단 미성년자 (동의) 규정은 없애야 한다. 청소년은 임신중단을 원하는데 부모는 출산을 원한다면, 지금 법은 낳으라는 선택을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하나의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수술을 마치고 동반할 수 있는 성인 한 명과 같이 올 것'이라고 규정하는 국가도 있다. 이는 보호시설 종사자일 수도 있고, 상담 선생님이나, 이웃 언니일 수도 있다. 수술 끝나고 나서 건강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캐나다, 낙태죄 없어도 문제 없어... 아일랜드는 반면교사 삼아야"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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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낙태죄 개정안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OECD 주요 국가들도 14주를 채택하고 있다며 '법익의 균형'을 고민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정부 입법예고안이 세계적인 '표준'이라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12~14주로 주수제한을 규정한 국가들을 보면 1960~1970년대 입법이다. 그 국가들에서도 제한이 심하다는 비판들이 많다. 주수를 그대로 가져와서 마치 다수결로 결정하듯이 '이런 국가가 많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인권기구에서의 권고가 오히려 세계적인 표준이다. 최근에 나오는 국제인권기구에서의 권고들은 공통적으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지 말자는 내용이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 낙태죄 철폐 권고(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를 한 적도 있다. WHO도 '안전한 임신중절'을 목표로 삼고, 어떻게 안전성을 높일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해외 사례를 보려면 최근 동향이 훨씬 중요하다. 2010년대 이후의 법을 개정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처벌 규정을 아예 없애거나 상담이나 대기기간(숙려기간)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상담과 대기기간을 폐지했다. '심리·사회적 고통을 이유로 한 임신중단에' 관한 주수제한을 없애는 법안 역시 하원에서 통과했다. 이렇게 지금 법안처럼 온갖 제한을 넣는 방식으로 개정이 되진 않는다."

- 2019년에 캐나다에서 임신중단 관련 실태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캐나다는 어떤가?
"캐나다는 1988년 대법원에서 낙태죄에 대해서 위헌 결정이 났다. 계속 처벌을 하던 국가였고 정부가 주수제한 규정이 있는 처벌조항을 갖고 입법을 했으나 (상원에서) 찬성과 반대 동수가 나와서 입법이 안 됐다. 자동으로 법이 폐기가 되어버려서 비범죄화가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 어떤 제한도 없다.  

캐나다에서도 불안해하는 시각이 있었다. 그런데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의 결론은 '없어도 괜찮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낙태죄가 없어지면 문란해져서 원치 않는 임신이 늘어나고, 피임도 제대로 안 하고, 임신하면 바로 낙태하러 갈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캐나다의 임신중절 건수를 보면 법안 폐지 이후 큰 변동이 없다가 최근 들어 떨어지는 추세다 (2018년 기준 캐나다의 임신중절 건수는 8만 5천건이다. 15세~44세 사이 인구 1천 명 기준 11.7%, 한국은 15%). 실제로는 약 90%가 임신초기에 임신중절을 한다. 미프진 들여온 지가 얼마 안됐는데 수치가 잡히면 아마 초기 임신중절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후기(21주 이후)는 1%도 안 된다. 소위 '남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증명을 해주는 게 캐나다 사례라고 본다.

그래서 캐나다 BC주의 보건국 공무원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 애를 먹었다. 공무원이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처음에는 '무성의하게 인터뷰를 준비했나' 했는데, 그가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여성과 의사가 결정하면, 주 정부는 비용을 지원한다.' 비용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는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변에 수술을 할 수 있는 클리닉이 없어서 멀리 이동을 해야 하면, 교통비에 숙박비까지 지원해 준다. 민간 기금과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다."

- 반면 아일랜드의 경우는 최근 낙태금지 헌법조항이 폐지됐지만, 여전히 규제가 많다고 들었다.
"아일랜드는 헌법조항은 폐지됐지만, 처벌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임신종결 규제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법률이 들어왔고, 12주+6일 주수제한, 의사 두 명(한 명은 산부인과 의사)이 진료를 해야 하고, 숙려 기간 3일이 있어서 병원을 두 번 가야 한다 (숙려기간 3일이 지난 뒤에 진료 받은 의사가 병원에 부재할 경우 다시 상담을 받거나, 의사가 오는 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12주차가 지나면 해외로 나가서 수술을 받게 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법을 만들면 안 된다는 반면교사 케이스다."

- 그밖에 최근 다른 국가에서도 변화가 있었나?
"'호주'는 주별로 처벌을 없애면서, 법률에 '임신중단법'을 만들기도 했다. '임신을 중단한 여성과 의사는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규정을 해서 불법이 아닌 상태를 만드는 방식이다. 그리고 임신 주수는 '의료 서비스' 관점에서 입법하고 있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뉴질랜드 같은 경우도 최근에 20주 이내에는 아무런 사유제한 없이 여성이 요청하면 허용되고, 20주 이후에는 의사 한 명이 '여성의 정신적·신체적 건강과 관련해서 낙태하는 게 적절하다'라고 신뢰하면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임신중단, '처벌'은 답이 아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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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국의 시간'이다. 형법 처벌조항을 없앤다는 전제 하에, 모자보건법은 어떤 방향으로 수정 혹은 신설 되어야 할까?
"기본은 자기결정권에 대한 존중이다. 그리고 그 자기결정권이 정보에 입각한 자기결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그 정보가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또한 차별금지, 접근성보장. 비밀보장, 비편향적인 상담. 강제되지 않은 상담 등이 담겨야 한다."

- 여전히 '낙태죄 전면 폐지'가 부담스럽거나 불안하다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낙태죄는 여성을 처벌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다. 후기에 위험한 임신중단을 하거나, 미성년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약물 처방을 받았을 때 '처벌하는 게 마땅한가'라고 묻고 싶다. 처벌이 아니라 지원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원치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하고, 미성년자들에게는 지원자가 필요하다면 이를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에서도 낙태'죄'라는 방식이, '임신중절을 줄이는 데 별로 기여를 안 했다'고 썼다. 기여를 안 했는데 굳이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처벌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것이 향후의 방향이다. 그리고 여성의 건강은 건강을 보장하는 방안을 통해서 지킬 수 있을 뿐, 여성을 처벌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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