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콘텐츠 팀 유기환 매니저가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 중 발언하고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 팀 유기환 매니저가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 중 발언하고 있다. ⓒ 넷플릭스


'5500억 원'.
 
지난해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투자한 금액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옥자> 등 여러 콘텐츠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명실상부 한국 시장은 넷플릭스에겐 빼놓을 수 없는 교두보가 됐다. 12일 국내 기자단과 만남을 가진 넷플릭스 측은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예능 콘텐츠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녹화된 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해 공개된 <솔로지옥>을 예로 들며 "여전히 전 세계가 한국이 만든 훌륭한 데이팅 리얼리티쇼 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는 다른 세계 엔터테인먼트를 말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이야기가 세계 트렌드 중심에 서는 것을 봤다. 한국은 넷플릭스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와 영화 콘텐츠로 꽤 큰 재미를 봤지만, 그간 한국에서 공개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들은 성적이 부진한 게 사실이었다. 2018년 <범인은 바로 너>를 시작으로 최근 4년간 <먹보와 털보> <셀럽은 회의 중>과 같은 프로를 만들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유기환 넷플릭스 콘텐츠팀 매니저 또한 그 사실을 인정했다. "4년간 6편의 작품을 선보이다 보니 '넷플릭스에서 예능을 만들긴 하냐'는 인식이 여전히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는 "작년이 본격적으로 넷플릭스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이젠 적어도 한두 달에 한 편씩은 공개하도록 할 것"이라 운을 뗐다.

이어 유 매니저는 "<솔로지옥>의 경우 한국에선 41일 간 10위권이었고, <먹보와 털보>는 30일 간 10위권을 지켰다. 넷플릭스 내부에선 이를 유의미한 성과로 보고 있다"며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게 웃음 코드 등 문화권 간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기에 해외에서 반응이 약해도 한국에서 큰 호응을 얻는다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나름의 평가 기준을 공개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 특수성을 고려한 프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전 제작을 원칙으로 하기에 시청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유기환 매니저는 "제작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방송국과 협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 장점이라면 방송국 예능에 비해 제작 기간이 길어 제작자에게 공을 들일 시간과 비용을 준다는 것이다. 그 장점은 살리면서도 지적된 단점은 보완하는 작품들을 준비 중"이라 말했다.
 
간담회 현장에서 그는 < Take 1 >(테이크 원) <코리아 넘버원> <피지컬: 100> <솔로지옥2> 등 하반기 라인업을 공개했다. 그중 첫 주자인 < Take 1 >은 음악인들에게 생애 마지막 무대를 선다는 과제를 던진 뒤 그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일종의 리얼리티 음악 예능이다. 이미 조수미, 임재범, 유희열, 박정현, 비, 악뮤, 마마무 등이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유기환 매니저는 "한국 예능 콘텐츠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에선 익숙한 포맷을 현지화하려고 하지 새로운 포맷을 만들고자 하진 않는데 한국은 매주 수십 개의 오리지널 포맷이 쏟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 예능을 해봤는데 안 된 게 아니라 늦게 출발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며 "한국 시청자들은 예능을 소비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 예능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드라마처럼 중요한 영역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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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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