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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6월 국정원 직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고영구 국정원장이 쳐다보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21일) 국무회의에 불참했다. 일상적 국정운영을 총리에게 맡기는 이른바 '분권형 국정운영' 강화의 일환이다.

대통령비서실은 요즘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가능한 한 줄이고 있다. 하반기로 집중된 39일 간의 해외순방 일정 때문에 밀린 '숙제'를 하기 위해서이다. 해외순방 중에 대통령 본관 집무실 책상에 쌓인 각종 서면(書面) 보고서를 읽고, '순번'이 밀려 있는 장관급 인사들의 대면(對面) 보고를 받기 위해서이다.

노 대통령은 오늘(22일) 공식일정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비공식·비공개 일정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오늘도 9시 전에 본관 집무실로 출근해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 오늘 오전 9시부터 비공개로 국정원장 주례보고 청취

노 대통령은 첫 번째 비공개 일정으로 9시부터 고영구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주례 보고를 청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하는 정례 보고"라고 설명했지만, 고 원장은 국정원 인사파일을 갖고 대통령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도 고 원장은 주례보고에서 국정원 일부 부서의 명칭 변경에 대한 보고 및 대통령 재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정원은 부서 명칭 변경 등 조직 변경에 관한 모든 사안을 대통령의 재가를 받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임과 해임으로 관측이 엇갈렸던 고 원장은 유임이 기정사실로 확정되었다. 물러가는 원장이 국정원 인사사안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정원 간부의 인사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1·2·3 차장 및 기조실장 등 정무직과 본부 실·국장 및 시·도지부장 인사 중에서 정무직보다는 실·국장 인사 쪽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염돈재 1(해외)·박정삼 2(국내) 차장은 대과 없이 업무를 수행해왔고, 김보현 3(대북) 차장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남북 정상회담 같은 대사를 앞두고 '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 김만복 기조실장은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임이 예상된다.

차장급 정무직은 유임, 실국장급 일부 교체

이와 관련 오늘 오전 중에 차장급 인사들의 동선을 점검해본 결과, 일부 차장은 국정원 외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고, 일부 차장은 국정원 내부에서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는 등 평시와 다를 바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정무직 유임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에 반해 본부의 1급 실·국장과 시·도지부장들은 정년 해당자와 낮은 업무 평가를 받은 일부 부서장의 교체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부서 명칭 변경 내용과 정무직 이하의 실·국장부터는 내부 규정상 인원 보안사안임을 내세워 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영구 원장은 오늘 간부 인사 및 부서 명칭 변경에 대한 대통령 재가를 받은 만큼 조만간 이 내용을 내부 전산망을 통해 공지하고, 2·3급 단장·과장급과 하위직 인사를 단행하는 등 소리소문 없이 12월 정기인사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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