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7.09.04 13:27수정 2007.09.04 13:35
8월 5일 일요일. 홍콩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남아 있는 '웡타이신 사원'으로 가기 위해서 저희 일행은 버스를 타고 '청마대교'를 건넜습니다.
그전에, 제가 전날 가이드에게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기회가 있어 잠시 소개합니다. 몽콕 야시장에 갈 때, 제가 가이드에게 물어본 첫 번째 질문입니다. 우리나라 야시장을 생각하면 당연히 포장마차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혹시, 야시장에 가면 술 한 잔 마실 곳이 있나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관적이었습니다. 골목을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 전통식 꼬치구이에 간단하게 한 잔 걸칠 장소가 있긴 있는데, 제가 찾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니, 우리나라는, 거리에 나가보면 널리고 널린 게 술집인데 설마 여기라고 그렇지 않겠어?'
그런데 정말로 이런 제 생각을 비웃기도 한 듯이 그곳 몽콕에는 술집이, 제가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홍콩 사람들은 술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더위에 술을 마시면 몸이 감당을 못할 거라는 가이드 말도 이해가 됩니다만, 술 없이 어찌….
하지만 이러한 홍콩에서도 술 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거리가 있답니다. 그 말에 속으로 '흐흐, 그럼 그렇지. 사람이 사는 데, 그런 낙이 없으면 어찌 살라고…'이런 생각을 하며 가이드의 말을 기다렸습니다. 그곳이 어딘지 궁금하지요?
가이드에게 물어본 거리 이름이 '깜발리도'입니다. 아마 현지 발음인가 본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한국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 중 하나로 '킴벌리로드'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아마 같은 곳이 아닐까 싶네요.
자! 이제 '웡타이신 사원'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곳에선 사람들을 내려놓은 버스가 어딘가를 방황하다가 시간에 맞춰 사람들을 태우러 왔었는데, 이곳은 아예 커다란 주차장이 있어 당당하게 주차를 했습니다. 바로 이 주차장이 웡타이신 사원의 규모를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이 사원은 윙타이신(黃大仙)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사원인데. 그는 바로 건강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이 사원을 찾는다고 합니다. 저도 이곳에 온 김에 저희 가족의 건강을 빌고 가야겠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한 탓에, 저희 일행은 정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가이드를 쫓아 제기용품점이 늘어선 가게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마도 현지인이 아니라면 절대 알지 못할 길이겠죠?
우선 사원 마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희 일행은 산통을 흔들어 점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다 볼 순 없어서 대표로 한명이 산통을 흔들었는데, 우선 45도 각도로 산통을 잡고 그 안에 들어있는 나무 조각(산가지 또는 산대), 한 개가 튀어 나올 때까지 흔듭니다.
그 나무 조각에는 자신의 운명이 적힌 번호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지금 나온 번호가 자신의 운이 담긴 번호인지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바로 '골패'라는 붉은 색 나무, 두 개를 함께 던집니다.
번호가 맞는다 싶으면 이제 그 번호에 맞는 시가 적힌 '빨간색 종이'를 사야합니다. 이것은 사원 옆에 늘어선 점집에서 살 수 있는데, 바로 이 종이에 자신의 운수가 적혀있답니다. 하지만, 요것도 일반인은 쉽게 풀이할 수 없기 때문에, 점집에서 돈을 내고 풀이를 들어야한다고 합니다. 어쩐지, 점집이 상당히 많더라니….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아이와 부모님은 그늘에서 쉬고, 저와 아내만 본당에 올라섰습니다. 그곳은 이미 웡타이신에게 자신의 건강이며 걱정거리를 풀기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상당히 붐볐습니다. 그들 옆에는 산통도 하나씩 놓여져 있고 각종 과일 등도 놓여있습니다.
누구는 향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하지만, 저희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아마 아직 오전시간대라 향을 덜 피워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향냄새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도 잠시 고개를 숙이고 가족의 건강을 빌었습니다. 이 먼 외국에 까지 와서 이렇게 빌고 있으니 대답을 해주겠지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여행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 혹은 여행지의 추억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