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NO)' 라고 말하면 새로운 삶이 열린다

[서평] <자신 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등록 2007.09.12 17:53수정 2007.09.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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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라고 말함으로써 감당하지 못할 일을 떠맡게 되는 경우를 당신은 몇 번이나 경험하셨습니까? 좋아서가 아니라 죄의식이나 의무감에서 결정을 내린 적은 또 몇 번이나 됩니까? 절대로 맡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는 시간만 잡아먹는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경우는 또 얼마나 있습니까?

'YES'라고 대답한 후에 곧바로 후회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만약 NO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죄의식이나 의무감에 'NO'라고 말하지 못했던 당신이 정말로 중요한 일을 위하여 'YES'를 아껴 두었다면 어땠을까요?


 패티 브리트만과 코니 해치가 쓴 <자신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겉 표지
패티 브리트만과 코니 해치가 쓴 <자신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겉 표지그린비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마음이 약해서, 서로 간의 관계 때문에, 상대방이 불쌍해서, 안타까워서 'NO'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YES'라고 말하고 나서 후회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부탁을 해오면 좀처럼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덜렁 일을 맡아놓고는 자책하면서 후회해 본 기억이 수두룩합니다. "사람 좋다"는 소리는 들을지 몰라도 그 상황에서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을 때가 많을 것입니다.

패티 브리트만과 코니 해치가 쓴 <자신 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이하 자신 있게 NO라고 말하라)는 'NO'라고 말해야 상황일 때, NO라고 말해야 당신 인생이 훨씬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책입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NO'라고 말 할 수 있는 법을 배우면 여러분 삶에 정말 중요한 일에 'YES'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 지은이들의 주장입니다.

마음속으로 'NO', 입으로는 'YES'?


지은이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하여 YES라고 말한 후에 하고 싶은 열정도, 흥미도 없으면서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하고서는 시간, 에너지, 돈과 같은 중요한 개인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지적 합니다.

그들은 NO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에 YES라고 말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쓸데없이 바쁜 일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일에 'YES'라고 답 하는 것은 관계를 그르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적절하게 'NO'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패티 브리트만은 센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방송인이며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책을 쓴 코니 해치는 전문 작가이며 Words to Market의 CEO이기도 합니다. 전문 저술가의 손을 거친 책답게 깊은 성찰과 고민보다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지은이들은 NO라고 말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소개하고 있지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생각할 시간을 벌어라"와 "원칙을 세워놓으라" 입니다. NO라고 말할 방법이 없을 때나 단순히 결정에 시간이 필요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NO라고 말할 방법을 찾기 위하여 시간을 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대답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을 권합니다.

▲ "달력을 보고 약속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 알려드리겠습니다."
▲ "그날 아무 일이 없는지 남편(아내)와 의논해 볼께요."
▲ "생각해 본 다음 알려드리죠."
▲ "쓸 수 있는 돈에 여유가 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NO'라고 말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라

지은이들은 NO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만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원칙을 세워놓으라'를 권합니다. 원칙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영향력과 진지함을 더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미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는데, 그런 문제들에 신중하게 생각해서 나름대로 정해놓은 '원칙'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원칙은 스스로 깰 수 없는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 "누구에게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내 원칙이야."
▲ "죄송합니다만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가족과 저녁 약속이 있어 참석할 수 없어요."
▲ "아파트 중도금을 마련하는 중이라 곤란합니다."


시간을 버는 법을 익히고,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 놓으면 원하지 않는 일에 NO라고 대답할 수 있는 기초는 다져진 것입니다. 이런 기초위에서 패티 브리트만과 코니 해치는 실제 생활의 현장에서 필요한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자신 있게 NO라고 말하라>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고 그렇지만 가장 NO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입니다. 사람들은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때 자주 죄의식을 느낀다고 하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남에게 빌려줄 만큼 충분한 돈은 있지만 때때로 그 부탁을 거절하게 될 때 죄의식을 느낀다. 특히 자기에게 충분한 돈이 있다는 사실을 그 사람이 알고 있을 때 그렇다. 사실 그런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불쾌해질 것이다. 하지만 자기 뜻과 다르게 스스로 함정에 빠져서 돈을 빌려준다면 그보다 훨씬 더 분개할 일을 겪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는 이유를 달지 말고 간단한 말로 'NO'라고 대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그 이유를 해결해보기 위한 시도를 하기 때문에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가급적 간단명료하게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안되겠어"와 같은 식으로 간단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돈 빌려달라는 요구에 'NO'라고 말하는 법

그렇다면, 불가피하게 돈을 빌려주기로 결정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는 그가 누구든지 빌려달라는 돈의 전부나 일부를 그냥 준다는 마음으로 그냥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후회하지 않고 돈을 그저 줄 수 없다면 아예 시도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만약 돈을 빌려줘야 한다면, 꼭 차용증과 같은 기록을 남겨두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생길지도 모르는 불편한 분쟁 가능성을 미리 막는 것이 인생을 ‘YES'로 만들어가는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NO라고 말할 때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 지은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사례에서 중복되는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NO라고 말할 때는 반드시 친절하게 말하라.
▲ NO라고 말할 때는 반드시 분명하게 말하라.
▲ NO라고 말할 때는 반드시 간단하게 말하라.


기사를 읽는 독자들 중에는 그래도 NO라고 말하는 것이 인간적이지 못하거나 가혹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사례를 보면 맥빠지는 'YES'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NO'를 원했던 경험이 우리에게 있음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 마지막 순간에 핑계를 대며 NO라고 말하는 친구
▲ 늦게 나타나서 일찍 가야 한다고 말하는 친구
▲ 아무 준비(돈, 물건, 자료)도 없이 나타나는 친구(동료)
▲ 나와의 약속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전혀 나타나지 않는 친구 - 본문 중에서


이런 친구들 때문에 황당한 경험을 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차라리 처음부터 NO라고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결과적으로 '맥빠지는 YES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NO가'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NO라고 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시간과 재화를 더 많은 여유와 더 많은 기쁨과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패티 브리트만과 코니 해치가 쓴 <자신 있게 NO라고 말하라>는 돈을 빌려 달라는 요구에 'NO'라고 말하기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만나는 얌체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남녀관계에서, 함부로 할 수 없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이들이 원하는 일들에 그리고 지나친 관심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NO라고 말하기와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하여 의사와 같은 전문가나, 가게 주인, 통신판매원, 골치 아픈 이웃에게 정중하게 NO라고 말하는 비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실 기발하고 독창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만한 내용이지만 쓸모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스스로 사람이 좋아서 NO라고 못하고 늘 후회하는 'YES'맨이라고 느끼시는 분들은 꼭 읽어야 할 책, 가끔이지만 NO라고 못한 것 때문에 자신이 힘든 사람들도 읽으면 도움받을 만한 책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자신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패티 브리트만, 코니 해치 지음, 강애리수 옮김 - 그린비/ 261쪽, 8500원


덧붙이는 글 <자신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패티 브리트만, 코니 해치 지음, 강애리수 옮김 - 그린비/ 261쪽, 8500원

자신있게 No라고 말하라 그리고 Yes라고 하라

패티 브리트만 지음, 강애리수 옮김,
그린비, 2000


#NO라고 말하라 #YES라고 하라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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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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