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대표단 거부하더니, 이제와서 뺐다고 비난?

원희룡 의원의 적반하장... 한나라당 '대북 당론' 정하라

등록 2007.09.26 15:17수정 2007.09.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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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9월 23일자 <프레시안>에 실린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의 글은 한나라당이 정당답지 못한 정당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

 

한나라당은 민족의 장래가 걸려있는 중차대한 대북정책에서 중구난방 상태다. 우리에게 사활적 중요성을 가진 대북정책에서 명확한 당론을 갖지 못한 이런 정당을 제대로 된 근대적 정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정당답지 않는 정당이 대통령 후보를 뽑아놓고 집권을 벼르고 있다. 더욱이 그 당의 대통령후보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적 재앙이라고 할 만 하다.

 

한나라당 안에는 김정일 타도를 외치며, 6·15공동선언 파기를 주장하는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원희룡 의원 같이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대북 협력을 주장하는 세력도 있다. 극과 극의 공존이다.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대북적대세력으로부터 계란세례를 당했다. 원희룡 의원도 똑같이 계란세례를 받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대북정책이 이처럼 뜨거운 감자이기에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어물어물 비켜가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공당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다. 그러고도 공당으로서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까?

 

한나라당은 대북정책을 어물쩡 넘겨는 것으로 극면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당내의 여러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집약하여 떳떳이 대북정책을 밝혀야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두고 당적 차원에서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동참해야한다.

 

원희룡 의원은 정부가 한나라당을 남측대표단에서 제외시킨 것을 비판하고 있다. 이것은 적반하장격인 억지다.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고 방북대표단에 동참을 거부해 놓고, 이제 와서 왜 제외시켰느냐고 비판하는 것은 제정신 가지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의 중진이다. 그렇다면 당당하게 자기 당의 집행부에게 대북정책을 당론으로 확정하도록 요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이라도 해서 자기 신념에 충실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치가다운 태도다. 그런 결연한 태도 없이 큰 정치가로 발돋움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통령 후보감은 더욱 안 된다.

 

원희룡 의원의 적반하장 격인 언사는 "한 정권의 차원을 넘어 초이념적, 초당적 합의형성을 위한 정부와 여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라는 그의 말에 이르러 절정에 달한다.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대응하자는 정부와 여당의 제의를 거부한 것은 바로 한나라당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원희룡 의원은 초당적 대응이 불발된 책임을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런 적반하장격인 말장난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백해무익하다.    

 

원희룡 의원이 앞으로 한나라당 안에서 자기의 소신을 관철시키려는 올곧은 정치가다운 태도를 보이는지 여부를 예의 지켜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주종환 기자는 동국대 명예교수, (사)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입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 ‘인터넷 한겨레’에도 송고합니다.

2007.09.26 15:1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주종환 기자는 동국대 명예교수, (사)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입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 ‘인터넷 한겨레’에도 송고합니다.
#원희룡 #한나라당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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