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주상절리의 흔적들.
오승준
장불재에서 오른쪽으로 약 400m쯤 오르니, 정상의 서쪽 해발 1017m지점에 입석대(立石臺)가 반긴다. 남한에서 가장 큰 바위기둥이라는 입석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그 큰 바위 기둥을 올려다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새삼 감탄한다.
입석대의 이 바위기둥들은 화산폭발의 산물로 보인다. 무등산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난 시기는 정확히 측정된 바 없지만, 중생대 백악기 후기(대략 9천 만 년 전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무등산 주상절리대(입석대, 서석대, 규봉암)는 용암이 식을 때 수축되어 생기는 절리 중 단면의 형태가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기둥모양인 것을 말한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약 7천만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서석대, 입석대, 규봉이 대표적이다. 입석대, 규봉은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기둥모양이지만, 서석대는 풍화가 덜 진행되어 병풍모양을 하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산비탈에 있는 너덜경은 이러한 돌기둥이 무너져 쌓인 것이다. 너덜경들은 암석의 생성과 풍화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희귀한 자연유적으로 입석대, 서석대 등의 주상절리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입석대에서 약 500m쯤 위로 올라가니, 서석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위에서 바라보는 서석대는 실망 그 자체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모습과는 천양지차이다.
마치 거대한 병풍을 둘러 쳐놓은 것 같은 장엄한 돌무더기인 서석대의 진면목은 바로 바위 밑에 있다. 단풍나무로 가려진 바위 아래에서 바라보는 서석대의 비경은 한마디로 수정병풍(水晶屛風)이다.